빌니우스 구시가 (10) 썸네일형 리스트형 Vilnius 78_공사중 그냥 부수고 새로지을 수 없는 건물. 이런식으로 외벽을 그대로 놔두고 속을 채워나간다. 이리저리 휘어진 철근으로 가득한 공사장 대신 이렇게 해골 바가지처럼 뻥 뚫린 건물을 보면 아슬아슬한 동시에 스산한 기분이다. 날이 맑아서 파랗다면 다행이다. 저 빈틈이 온통 회색으로 채워질때도 더러 있다. 이별한 카페 오래 전에 이곳에서 커피 마신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 (http://ashland.tistory.com/385). 이곳은 나에게 겨울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곳이었다. 이곳의 계절은 겨울과 겨울이 아닌 것 둘이다. 그것은 어쩌면 모두가 다 싫어해도 나는 좋아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유치한 과장인지도 모른다. 리투아니아의 겨울은 지나간다기 보다는 잠깐 움츠러들었고 나머지 계절들은 제 스스로 찾아온다기 보다는 간곡히 초청을 해야만 겨우 잠시 얼굴을 내밀었다. 겨울 부츠와 여름 샌들이 오래된 모래알을 교환하며 좁은 신발장에서 자리를 바꾸듯, 카페의 테이블도 창고 밖으로 빠져나오고 다시 돌아가는 시기를 맞이한다. 결국 오고야마는 겨울을 싫은 척 하면서도 가슴 깊이 안게 되지만 이 카페에 겨울이 찾아오면 늘 조금은..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