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야고보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스페인 5센트 동전-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성 야고보와 산티아고. 나에게는 건축이란 단어를 읊조리는 순간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다. 수십 년 전의 폭우에 속수무책으로 씻겨 내려가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이집트 사막 도시의 진흙집들, 시작조차 하지 않은 듯 보이지만 '완성되지 않은'이라는 그럴듯한 명칭을 달고 관광객을 끌어모으던 룩소르 오벨리스크의 영악한 주초이다. 없어질 수도 있었지만 기어코 살아남은 존재들, 무언가가 여전히 남아있다면 그것은 그 자체의 운이자 타자가 부여한 숙명이 뒤섞인 결과이다. 무너진 뒤에도, 다시 세워진 뒤에도,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건축물들은 어떻게 기능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늘 후세의 몫으로 남겨둔다. 그래서 건축은 영리한 예술품이다. 건축물이 새겨진 동전들은 늘 내 시선을 가장 확실하게 끌어당긴다. 단지 유명해서 성스러워서 아름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