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카시미르 성당'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9.02.13 Vilnius 84_옛 주차장 (1)
  2. 2019.01.31 Vilnius 82_창 밖 풍경 (7)
Vilnius Chronicle2019. 2. 13. 07:00


구청사에서 새벽의 문을 향하는 짧은 길목. 이곳은 종파가 다른 여러 개의 성당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러시아 정교와 카톨릭 성당, 우크라이나 정교 성당을 등지고 섰을때 보이는 볼록 솟아오른 쿠폴은 바로크 양식의 카톨릭 성당이지만 화려한 제단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내부 장식이 남아있지 않은 성 카시미르 성당의 것이다. 제정 러시아 시절에 러시아 정교 성당으로 바뀌며 양파돔이 얹어지고 내부의 화려한 바로크 장식을 걷어내야 했던 이 성당은 소비에트 연방시절엔 급기야 무신론 박물관으로 쓰여지기도 했다. 평범한 건물도 세월이 흐르면서 소유주가 바뀌고 상점으로 쓰였다가 여관이 되기도 하고 카페가 되는 것이 특이한 일이 아니듯 점령자의 필요에 의해 때로는 와인창고가 되고 원정에 나선 군대의 병영으로 쓰여졌던 교회의 역사도 어찌보면 극히 자연스럽다. 건물들이 감싸고 있는 크고 작은 광장의 운명도 예외는 아니다. 성당에서 뜯겨져 나온 오래된 성상들과 십자가의 소각 장소가 되기도 했고 통치자의 거대한 동상이 세워지고 또 처참히 끌어 내려지기도 했던 곳, 종국에는 공공 주차장이 되어 좁은 구시가의 주차난을 해소하며 어떤식으로든 도시와 호흡한다. 작년 가을, 오랫동안 구시가의 흉물이라고 여겨졌던 내셔널 필하모닉 건너편 광장 주차장이 새 단장에 한창이다. 그 조차도 누군가의 동상을 세우기 위함이다. 역사에는 종착역이 없는데 그를 마주하고 있는 순간에는 모든게 그 자리에서 영원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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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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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윤레

    가이드님 지식이 정말 대단하세요! 잘 읽고 갑니다~

    2019.02.16 16:43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19. 1. 31. 07:00


병원 복도를 무심코 지나치다 다시 되돌아가서 마주선 풍경. 새롭게 생긴 창이 아닐텐데 항상 그 자리에 있었을 굴뚝과 건물의 능선들을 이제서야 알아본 것이 조금 미안하게 느껴졌다. 주홍 지붕을 감싸안은 하얀 눈과 겨울 아침 특유의 잿빛 하늘이 간신히 포섭해 놓은 성 카시미르 성당의 쿠폴.  매년 3월의 첫 금요일, 구시가 곳곳에서는 성 카시미르의 축일을 기념하는 큰 장이 열린다. 성당의 쿠폴속으로 아낌없이 쏟아지던 어느 해 장날 아침의 하얀 햇살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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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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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설마

    큰장..
    가게와는 다른 장터..
    왁자지껄하면서 활기찬 분위기 좋아요.
    맛난 바랑카를 먹을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3월에도 빌니우스를 가야할 이유가 생겼네요..

    2019.01.31 23:11 [ ADDR : EDIT/ DEL : REPLY ]
  2. 크으... 이 사진을 창문과 눈과 사원 지붕 덕후인 토끼가 또 좋아합니다~

    2019.02.01 13: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저렇게 지붕에 가까스로 창문을 낸 방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단 생각 가끔 하죠. 실상은 좀 어둡고 갑갑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지만.

      2019.02.05 19:20 신고 [ ADDR : EDIT/ DEL ]
    • ㅎㅎ 몇년전 프라하에서 딱 저렇게 지붕에 창문 있는 옥탑 싱글룸에 묵었는데 정말 너무 괴로웠어요 ㅋ 방도 삼각형... 완전 폐소공포증 대폭발... 그리고 창문을 가릴수가 없어서 새벽부터 빛이 들어와 잠 못자고 저절로 아침형 인간이 됨 ㅎㅎ

      2019.02.10 23:52 신고 [ ADDR : EDIT/ DEL ]
  3. 벨라줌마

    병원의 복도라 하시니..... 장소가 주는 걱정이 듭니다. 제게 병원은 어느 순간 부터 그저 가슴부터 답답해지는 장소가 되어 버려서요.....
    별일 없으시지요? 새해 인사도 늦고, 방문 기록로 늦고.....
    그래도 이리 안부를 물으며 죄송한 마음 남깁니다.
    Happy new year!!!!

    2019.02.04 05:35 [ ADDR : EDIT/ DEL : REPLY ]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벨라줌마님.
      지난 달에 아이 감기때문에 들른 병원이었어요. 모스크바 겨울도 많이 춥지 않길 바래요.

      2019.02.05 19:1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