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영화 (2) 썸네일형 리스트형 버드 (Bird, 2024) - 인생 배역 만난 배리 키오건 영국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의 영화 Bird. 2024년에 본 영화 중에서 단연 가장 좋았던 영화이다. 좋은 영화는 보통 3가지 이유로 좋다. 1) 영상 자체가 아름답거나. 2) 내용이 훌륭하거나. 3) 전에 본 적 없는 형식이거나. 그리고 이 조건들을 전부 충족시키는 영화들이 드물지만 항상 나타난다. 얼마 전 '7세 고시'라는 테마의 다큐를 우연히 봤다. 때맞춰 10대 임산부에 대한 기사도 읽었다. 가만히 앉아서 숨만 쉬어도 행복 유지가 가능한 평범한 아이들이 선택의 여지없이 가혹한 시스템으로 내던져지는 모습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문득 생각났다. 영국 남부 바닷가 지방 켄트. 더 내려가서 도버 해협을 건너면 프랑스로 연결되고 아마도 육로로 가장 멀리 가려고 한다면 닿을 수 있는.. 파수꾼 (2011) 싸우고 까불고 밀고 당기는 주인공들로 채워진 알록달록한 영화 포스터들 사이에서 텅빈 기찻길을 배경으로한 의 포스터는 주의를 끌기 충분하다. 이런 영화는 지독하게 감성적인 영화이거나 처절하게 리얼한 영화이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어쩌면 처절하게 리얼한 영화만큼 지독한 감성을 끌어낼 수 있는 영화는 없을 수도 있겠다. 영화 의 포스터가 바로 그랬다. 새벽 어스름 강에 내비친 친구 3명의 그림자. 어떤 버전의 포스터보다 훨씬 더 우회적으로 표현되어서 불안한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상상하게끔 했던 영화. 다 자란 어른들의 성장 영화. 어쩌면 조금도 더 성장하지 못한 어른들의 영화. 안개가 짙게 드리워진 텅빈 기찻길에 앉아있는 두 고등학생. 영화의 영어 제목인 bleak night 도 어쩌면 이 영화를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