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2) 썸네일형 리스트형 Egypt 13_생각나지 않는 대답 '오늘 소 물을 먹이는데 글쎄 저기 언덕 위에서 도적놈 3명이 내 소를 한참을 훔쳐보더라구''말도 마, 그 놈들이 얼마전에 내 양 세 마리를 훔쳐갔다고'얼마 전에 본 이란 영화 속에서 마을 사람들이 찻집에 모여 저마다의 걱정거리를 얘기할때. 내 시선은 내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의 대화들로 가득했던 과거의 어떤 장소들로 고스란히 옮겨갔다. 올드 카이로 시장통의 찻집, 지중해를 품은 알렉산드리아의 노천카페, 물담배 뽀글거리는 소리가 연기와 함께 피어오르던 사막 도시 시와의 찻집으로. 시와의 찻집에는 피타빵을 손으로 주무르는 사람, 사막 투어에 합류하겠냐고 말을 거는 사람, 어느 나른한 오후 두 사람 사이에 오가던 피 튀기는 설전, 손안에 든 패에 집중하면서도 중간중간 추임새를 넣으며 말싸움에 참견하던 사람.. Egypt 03_그림 그리는 소녀 Alexandria_2003 14년도 더 된 일이니깐 그림을 그리고 있던 소녀는 화가가 되었거나 미술 선생님이 되었거나 그림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얼마후에 알렉산드리아의 그레코로만 박물관은 무너졌는지 어쨌는지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던걸로 알고 있다. 장소를 이전했는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재개관을 한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레코로만 시대의 저 조각은 아마 저 묵직했던 대리석 위에 그대로 놓여 있을거다. 지금의 그녀가 무엇인가에 상관없이 저 소녀도 저 조각앞에 서면 내가 그러하듯 14년전의 그날로 돌아가 생각에 젖을 것이다. 박물관속의 피사체들은 그들이 과거에 어떤 의미였고 그것이 지금 의미하는것은 무엇인지 대해 늘상 이야기하지만 살아있는 우리의 본질은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