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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gtin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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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130_처남 매형 형부 Svainis(Švogeris) 간혹 리투아니아 친구들이 '형부'가 될 사람이나 '시동생'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나는 그런 친척 호칭들이 정확히 기억이 안 나서 대충 '그래서 너의 그 '블루베리'랑 '모과'가 어쨌다고?' 라며 대화를 이어가곤 했다. 그러니깐 형부, 처남, 매형,동서,제부 등등을 뜻하는 슈보게리스(Švogeris)와 스바이니스(Svainis)를 각각 블루베리를 뜻하는 쉴라우아게스(Šilauogės)와 모과를 뜻하는 스바라이니스(Svarainis)로 바꿔서 쓴 것인데. 친구들은 전혀 상관없는 단어를 연결 짓는 외국인을 웃기다고 쳐다보면서 처음에는 잘 못 알아듣다가 그 단어들이 은근히 비슷함을 깨닫고 어느새 자기들도 즐겨서 쓰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딱히 험담을 한건 아니지만 마치 담임 선생님을 담탱이라고 부르는 느낌이랑 ..
리투아니아어 112_Tūris 함량 세상에 여러 종류의 즐거움이 있다. 꼭 해야 하는 일을 굳이 안 하는 것. 굳이 안 해도 되는 것을 열심히 하는 것. 그리고 1) 평일 2) 대낮에 3) 마트의 독주코너를 4) 말끔한 정신으로 5) 어슬렁거리다 6) 구매의 목적을 창조하고 7) 세상과 나를 설득하는 것. 이들 중 제일 까다로운 즐거움은 단연 가장 후자가 아닐까 싶은데 그것이 즐거운 행위가 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조건이 성립되어야 하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어쩌면 이 복잡 미묘한 즐거움을 만끽하기 시작하면 대체로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질척이다 결국 모두를 힘들게 하는 존재가 되어버리는지도 모른다. 마치 정도를 넘겨 근본 없이 희석된 독주처럼. 꽁꽁 언 바닥에 엉겨 붙은 지난밤으로부터의 토사물처럼. 술을 선물하는것을 좋아하는데 술이든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