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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01 리몬첼로맛 디저트 (4)
  2. 2017.08.29 살구 자두 하이브리드 (7)
  3. 2017.07.19 바나나 코코넛 아이스크림 (2)
  4. 2017.07.18 Treccia pasta
  5. 2017.06.29 12분 파스타 (5)
Food2017.09.01 08:00



마트의 유제품 코너에 있던 이 디저트.  늘상 존재하고 있었던것들도 딱 두개만 남았거나 주변의 다른 물건들은 텅텅 비었는데 그들은 수북히 쌓여있거나 할때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이것은 지난번에 커피와 함께 먹었던 초콜릿 피스타치오와 한쌍이다. (http://ashland.tistory.com/606) 성분을 보려고 집었들었는데 플라스틱 용기가 아니라 묵직한 유리 용기였다. 별다른 굴곡없는 심플한 유리 용기에 앞으로도 소스든 젤리든 아이스크림든 담아 먹을 수 있을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물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포장지에 쓰여진 리몬첼로라는 단어였다. 나는 맛이 없어도 상관없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나에겐 이미 리몬첼로에 관한 몹시 '프리미엄' 스러운 기억이 있는것이다. 프리미엄이라고 우쭐해있는 이 디저트가 그 기억 서랍속에 두번째 리몬첼로로 남을 수 있을까.  




피렌체에서 머물었던 호스텔 옆에는 작은 교회가 있었고 번번히 이른 아침에 장이 열렸던 흔적 앞에서만 아쉽게 뒤돌아서야 했던 교회 광장에는 크고 작은 식당과 카페들이 야외 테이블을 내놓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매우 늦은 저녁, 광장의 초입에 있는 식당으로 파스타를 먹으러 갔다. 내가 주문한 파스타는 조개가 들어간 탈리아텔레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내 앞에 놓여진것은 홍합이 들어간 탈리아텔레였다. 직원은 난처해하면서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다른 파스타가 만들어져 나왔는데 이것을 그냥 먹어주겠냐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것이 그냥 누군가가 취소한 음식인지 정말로 잘못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파스타였는지를 아주 잠시 확인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이미 늦었고 퇴근시간에 임박해서 새 음식을 만들어야하는 주방장이 내 파스타에 들어갈 성스러운 마늘을 투덜대며 볶기 시작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머리털이 쭈뼛 섰다. 그는 분명 조개와 홍합이 뭐가 그리 다르냐며 푸념했을것이다. 사실 그 둘은 얼마나 다른 것들인가. 나는 그가 그 절대적 진리 앞에서 불필요한 고뇌를 하지 않길 바랬다. 그래서 그냥 먹기로 했다. 큼지막한 투명 유리접시에 노란색 탈리아텔레가 둥지를 틀고 있었다. 헤집어 버리고 싶지 않은 둥지 옆으로는 입을 벌린 검은 보석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직원은 몹시 고마워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고마움의 표시라며 리몬첼로가 담긴 잔을 웃으며 내밀었다. 피렌체는 이탈리아의 첫 도시였기때문에 아직 리몬첼로를 맛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날 그렇게 리몬첼로를 처음 맛보았다. 도무지 이탈리아인도 자랑스러워 할 것 같지 않은 이탈리아 맥주와 도처에 둑터진 강물처럼 흐르고있던 이탈리아 와인들 틈에 리몬첼로와 그라파는 (그라파에 대한 기억 http://ashland.tistory.com/591)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소금으로 뽀드득뽀드득 씻은 노란 레몬의 살갛에 매달려있는 물방울, 볕이 잘드는 창가에 그 레몬을 두었더라면 그 물방울에 투영된 레몬의 색깔이 아마 리몬첼로의 색깔과 흡사할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실제의 레몬보다는 조금은 과장된 형광의 노랑을 띄기도 한다. 착한 색깔이라고 해서 급하게 마시지 않을것. 플라스틱 레몬 주머니에 담긴 레몬 과즙을 상상하지 말것. 차갑게 해서 마실것. 




그래서 이 디저트의 맛은. 저 용기의 중간쯤에 쌉싸름하고 달콤한 리몬첼로 베이스 크림이 들어있다. 하겐다즈의 딸기 치즈 케익 아이스크림에 딸기 대신 레몬 제스트가 들어가고 약간의 알콜이 가미된 느낌이라고 하면 정확할거다. 그렇다면 나름 맛있다는 뜻이다. 저 용기를 세개 정도 더 가지고 싶으니 앞으로 간혹 사먹어야겠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 리몬첼로 디저트가 '리몬첼로의 기억'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숙성시킨 리몬첼로를 저 용기에 담아 먹을때일거라 생각한다. 때로는 자존심의 문제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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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Food2017.08.29 09:00



마트에 새로 등장하는 과일이나 식품들은 보통은 비싸다. 하지만 할인 스티커가 붙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다시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마트의 판촉 상품으로 등장하는 그들은 그런데 보통은 또 매력적이다. 12색 기본 물감 팔레트에는 없지만 36가지 색 크레파스에는 고고하게 꽂혀있는 그런 색다른 빛깔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어쩌면 새로운 것 그리고 다른 것보다 조금 값비싼것들에 으례 덧씌워진 환상이나 허황같은것일 수도 있다. 그것은 수입 담당 직원에게 가해진 끼워팔기의 강매였을수도 있고 다 식은 커피와 함께 유통기한이 지난 마트의 도넛을 먹으며 식품 카탈로그를 보다 혹해서 주문 버튼을 눌러버린 그의 모험일 수도 있다. 설사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아 할인의 할인을 거듭한 딱지가 덕지덕지 붙여진다고 해도 그것은 피라미드처럼 쌓인 사과보다 더 큰 마진을 남길 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우리는 여러 경로로 새로운것을 접한다.  대개 그런것들은 다수의 설득을 얻든 그렇지 못하든간에 커다란 인상을 남긴다. 싫음 당할 용기를 가지고 있는것들,  커피를 머금은 휘핑 크림에 파프리카 가루를 뿌리겠다는 생각을 우리가 무슨 수로 저지 할 수 있단 말인가. 얼마전에 마트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자두와 살구의 하이브리드 과일이었다. 자두도 살구도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데 이들은 사실 이제는 별로 새로울것도 없는 망고와 마트 벽지의 지위를 획득한 노란 바나나 사이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자주먹는 과일들에 비해서 두배나 비쌌지만 살구자두를 한개 집어 들었다. 먼 훗날 중앙아시아를 여행하다 살구자두 개발자를 만날지도 모르는 일이다.  킬로그램당 2.5유로면 한 알이면 50센트 정도일거다. 이것을 다섯개들이로 포장해서 3.99유로 가격표를 붙여 보장된 수익을 얻을 수도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이곳엔 그것을 포장하고 바코드를 찍어 붙이는 노동력이 부족한법이다. 리투아니아에선 대부분의 식품들을 직접 담아 낱개로 살 수 있다.  껍질이 벗겨진 호두도 다섯개만 살 수 있다는것은 나같은 인색한 소비자로썬 참 흐뭇한 일이다.  




나름 단단했던 살구자두는 예상보다 달았다. 한 조각 먹어보고는 나머지는 배추가 너무 쌉싸름해서 샐러드에 넣었다.  종종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말을 거는 마트의 아저씨 직원이 있다.  언젠가 그가 컨베이어 벨트에 식료품을 늘어놓던 나에게 국적을 물은적이 있다. 그는 집 앞 마트의 직원들 중 가장 서두르지 않는 직원이기도하다. 물건을 바코드 인식창에 얹어 놓는것에도 나름의 규칙이 있어서 내가 장바구니에 집어넣을 무거운 순서대로 물건을 벨트위에 올려놓아도 간혹 제일 멀리 있는 물건을 집기도 한다. 나는 낯선 언어의 불규칙 변형을 숙지하듯 그의 순서대로 물건을 놔줄까 몇번 고민했지만 결국 그 행위 사이에서 이렇다할 규칙을 발견하진 못했다. 그날 그는 살구자두 하이브리드 과일을 오랫동안 쳐다보았다. '이게 그 자두살구 하이브리드인거죠?' 라는 말을 내뱉고 수첩을 넘기더니 수첩과 스크린을 번갈아 쳐다보며 띄엄띄엄 코드를 입력했다. 이런 신상품들은 매번 새로운 코드를 암기해서 입력해야 하는 직원들에게는 귀찮은 존재일것이다. 그 순간 그 코드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배려라면 수첩속에서 아직은 깨끗하고 빳빳한 맨 마지막 페이지에 위치하고 있는것이다.  살구자두를 사는 사람들이 많으면 코드는 자연스레 외워지게 될꺼다. 2주정도 지났는데 이 과일 여전히 마트에 팔고 있다. 아저씨가 코드를 외웠는지 며칠 후에 또 사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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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Food2017.07.19 09:00




며칠전 놀이터에서 여름을 맞이하여 친정으로 휴가를 온 리투아니아 여인을 알게됐다. 그녀는 일본인 남편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고 도쿄에 거주중이다. 런던에서 그리고 도쿄에서 워낙에 긴 시간을 살아서 리투아니아어가 조곤조곤 어눌했던 짧은 머리의 그녀는 채식주의자라고 했다. 그래서 18개월이 된 딸 아이도 아직 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과격한 성향의 정치적 이념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게 아니라면 난 사람들이 자기 원칙을 고수하고 당당하게 생각하는것에 흐뭇함을 느낀다.  그것은 그 원칙들이 가져오는 부작용들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부정하고 제 잘난멋에 고집을 부리는것이라기보다는 그 부정적 이면까지 감수하고 지켜나가고 싶은 그들 삶의 원칙과도 같은것일거다. 그런 그녀가 알려준 아이스크림이 바로 바나나 코코넛 아이스크림이다. 바나나를 얼려서 코코넛 밀크  혹은 없다면 오트밀 크림이나 그밖의 견과류 크림과 갈아서 먹으면 맛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헤어져서 돌아오는길에 바나나와 코코넛 밀크를 사가지고 와서 만들어 먹었다. 코코넛 밀크는 우선 소량만 넣고 만들어봤는데 충분히 넣고 만든다면 정말 맛있을것 같다. 맛있고 깜찍한것들은 작고 예쁜잔에 담아 먹자.  




지방 함유량을 조금 늘려도 될것 같아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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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Food2017.07.18 09:00



이 파스타면을 정말 좋아하는데. 우선 푸질리나 펜네에 비해 밀가루 맛이 덜 나게 생긴것이 실제로도 식감이 부드럽고 결정적으로 길게 비틀어진 몸통의 중간에 패어진 홈에 포크의 날 하나를 살짝 밀어 넣어서 집어 먹으면 정말 재밌다. 파스타 봉지에는 보통 Treccia 라고 적혀있었는데 간혹 Trecce 라고 적혀있는 봉지도 있고 특히 Trecia 는 리투아니아어에서 세번째 라는 뜻이 있기도 해서 기억에 남았더랬다. 여튼 구글 이미지에는 여러 형태의 면이 뜨는데 살짝 밀대로 굴린 느낌의 이런 짧은 파스타들을 이렇게 칭하는것도 같다.  지난번에 먹다 남은 파스타 양념을 또 면 끓이는 냄비 곁에서 하염없이 볶다가 길쭉하고 얄상한 면에 왠지 잘 어울릴것 같아서 올리브도 추가로 넣어 보았다. 구르는 올리브 흩날리는 치즈 . 충분하다. 세상에 충분한게 이리도 많은데 대체 또 뭘 더 채워야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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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2017.06.29 09:00



이탈리아로 10일 휴가 다녀온 친구 커플이 사다 준 것. 사실 이런 말린 야채들은 야채 스톡용으로 빌니우스에서도 살 수 있었지만 이것은 국물용이라기보단 파스타 양념이었다. 올리브 기름에 5분 정도 볶다가 뜨거운 물 한컵을 넣고 5분 정도 끓이라고 적혀있다. 기름에 살살 볶다가 면을 삶는 냄비에서 물을 두국자 정도 퍼서 붓고 끓였다. 양념 봉지에는 푸질리라고 써있는데 그냥 스파게티 면을 끓였다.  면이 좀 두꺼운 편이었어서 삶는데 12분이 걸렸는데 물에서 면 건져내고 바로 섞으니깐 요리가 완성되었다. 나중에 이탈리아 갈일이 생기면 이런거 많이 사와야겠다.  나쁘지 않다. 귀찮을때는. 항상 거의 귀찮으니깐.





딱이다. 파스타에 건더기 많은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에게는.  딱히 인스턴트 같지도 않고 두드러지는 양념맛도 없고 허브향과 내가 넣은 오일맛만 가득했다. 먹고나면 국물 한 방울 남지 않는 바싹 마른 파스타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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