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니우스 카페'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16.07.25 [빌니우스풍경] 오랜만의 엽서 (4)
  2. 2016.07.23 [빌니우스카페] 아이스크림 칵테일 (5)
  3. 2016.07.20 [빌니우스카페] 달콤함의 왕 (4)
  4. 2016.07.12 빌니우스 카페_Holy Donut (4)
  5. 2016.06.27 금요일 아침의 텅빈 거리 (2)
Cafe2016.07.25 08:00



커피를 줄때 우유를 따로 내어주는곳도 좋다. 우선 설탕을 넣지 않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설탕을 넣어서 한 모금 마시고 원한다면 우유를 부을 수도 있다.  정 아니면 우유를 따로 마실 수도 있다. 이 베이글 카페는 10센트를 추가하니 따뜻한 우유를 따로 내어주었다. 같은 커피 두잔을 주문하고 우유를 추가했는데 커피 한 잔은 약간 큰 잔에 담아주었다.  기계에서 추출된 획일적인 커피 맛이 좋다. 그럼에도 커피 맛은 전부 다르다.  내가 짐작할 수 있는것이라곤 각설탕을 혀 위에 얹으면 녹아버릴것이라는 사실 뿐이다.




카페 건너편에는 작은 출판사가 있었다. 이 출판사의 책을 한권 가지고 있다.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조각과 동상들에 관한 책이다.  이 거리를 지날때마다 바깥에 내놓은 엽서 진열대를 마주치곤 했기에 나중에 엽서를 한장 사서 건너편에서 커피를 마시며 누군가에게 엽서를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엽서 진열대를 꺼내놓지 않아서 엽서를 사러 안으로 들어가야했다.  대여섯명의 직원들이 한 겨울 난로 근처에 옹기종기 앉아 있는 양상으로 저마다의 일에 분주했다.  한쪽 창문과 다른 쪽 창문의 사무실은 개방된 채 두세개의 계단으로 이어져 있었다.  사무실 한켠에는 팔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출판사의 연혁을 설명하듯 진열된것에 가까워보이는 엽서들이 놓여져 있었다.  나는 어렵지 않게 엽서 한장을 골랐고 현금 50센트가 없어서 카드를 써야했다.  갑자기 들어온 외부인에 약간 당황한듯한 직원들이었는데 카드 사용에도 난처한 기색을 보이지 않아서 고마웠다.  불편한 표정을 보였더라면 엽서 두세장을 더 샀을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를 생각해서 두번째 세번째 엽서도 미리 봐두었다.  내가 가진 책도 진열되어 있어서 이 책이 너무 좋은데 책이 잘 팔리는지 물어볼까 생각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이어가기에는 카드 단말기를 마주하고 흐르던 침묵은 헝클어버리기 아까운 커피의 크레마처럼 섬세했다.  




엽서 속 그림을 지배하고 있던 것도 어떤 침묵이었다.  침묵은 두 종류이다.  더 커다란 침묵으로 감싸줘야 할 종류의 절대적인 정적과  모든 상처를 감수하고 깨뜨려야 하는 위험한 고요.   나는 쉽사리 엽서를 뒤집을 수 없었다.  은근한 빛과 파도 내음이 감도는 어둡고 잔잔한 바다.  커튼은 흔들림없이 잘 정돈되어 있었다.  호텔방에 들어서서 쉽사리 짐을 풀지 못하고 멍하니 서서 창밖을 응시하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그려졌다.  혹은 이미 문 옆에 짐을 내려 놓고 밖으로 나가 벽에 등을 대고 철퍼덕 앉아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듬성듬성 놓여진 가구사이를 가득 메우고 있던 그 정적은 기다려줄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출구가 없는 통유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갑갑해졌다.  흩트러 버리고 싶지 않았던 침묵을 삼키려 거대한 해일이 몰려오는듯했다.  나는 받는이를 결국 생각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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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아침의 텅빈 거리  (2) 2016.06.27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6.07.23 08:00



얼마전에 문을 연 이 도넛가게에 짧은 기간내에 세번을 갔다. 한번은 도너츠를 맛보러.  한번은 카푸치노를 마시러.  그리고 한번은 차가운 아이스크림 칵테일을 먹으러. 도넛 가게는 타운홀 (Rotušė) 을 등지고 서서 왼쪽방향으로 이어지는 보키에치우 (Vokiečių,독일의, 독일인의 라는 뜻) 거리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사실 이 거리는 나에게 오랫동안 '뭘 해도 안되는 죽은 거리' 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 거리에서 개업을 한 식당이나 카페들은 생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폐업을 했고 들어서있는 상점들 사이에는 뭔가 개연성이 없었다.  애플 직영점도 있었고 빗과 샴푸를 파는 가게부터 표구점과 옷가게 등등 타운홀에서 가장 가까운 구시가지의 심장부라고 하기에는 뭔가 어수선한 느낌으로 가득한 거리였다. 그런데 1,2년 전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카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표구점이 사라졌고 빗가게도 사라졌다.  그런데 빗가게를 밀어내고 작년에 개업한 카페 무드 메이커 (http://ashland11.com/346) 는 가보니 또 얼마전에 문을 닫았다.  이 카페는 계단을 올라가야하는 구조라서 사실 쉽게 발이 들여지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샌드위치 가게 서브웨이도 개업 일년 반만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점포들이 오랫동안 비어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올해들어 이 거리에 새로 생겨난 장소만 5군데이다. 서브웨이와 무드 메이커 대신 또 다른 무언가가 자리를 잡을것이다.  개인적으로 빌니우스에 많아졌으면 하는것이 카페와 빵집이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되도 2호점을 열지 않을 그런 카페가 생겼으면 좋겠다. 지난 겨울 내부 공사를 시작한 도넛 가게를 발견했다. 노란 색감이 뭔가 너무 리투아니아 우체국스러워서 의아했다. 공교롭게도 이 장소에서 멀지 않은곳에 우체국이 위치하고 있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겨울이 아니고 봄이다. 4월까지 춥기 때문에 겨울이라고 생각했다보다.  도넛 가게 옆도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멕시코 음식점이 생기는 중이었다. 주요 메뉴는 부리또. 





외관도 비슷하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멕시코 음식점 노포크는 야외 테이블을 꺼내 놓지 않았다. 도넛가게는 

파라솔도 없기때문에 오후에 해가 내리쬐면 꽤나 따스하다. 




대략의 메뉴.  빌니우스에서 커피는 1유로에서 2유로 선에서 마실 수 있다. 커피 가격은 정말 딱 이 정도여야 합리적인것 같다.  가끔 마시는 커피이지만 이보다 더 비싸면 쉽게 사 마시게 되지 않을거다.  근데 이 도넛 가게의 커피는 비싼편에 속한다.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들의 가격이 2.5유로 정도이다. 우유가 들어가는 모든 음료는 두유로 대체 할 수도 있다고 가장 아래에 중괄호속에 적혀 있다. 작년부터 모든 카페의 메뉴에 거의 일률적으로 플랫 화이트가 추가됐다. 라떼보다 우유 함량이 적고 우유 거품은 깍아낸듯 평평하다.  우유로 배 채우기 싫지만 우유가 들어간 묽은 일반커피대신 약간의 거품을 즐기고 싶다면 플랫 화이트는 가장 이상적인 메뉴이다. 





도넛은 이제까지 빌니우스에서 먹을 수 있었던 도넛들보다는 창조적이고 트렌디하다. 초콜릿이 입혀진 도넛들이 가장 비싸다. 도넛의 가격은 1.4유로에서 2유로정도.  도넛이외에 베이글 샌드위치도 있다. 



정확한 이름은 홀리 도넛이다. 천사의 날개를 형상화했나 보다.  가게 내부에 설치된 램프도 날개 모양이다.




도넛 여러개를 사면 아마 이런 상자에 담아주는 모양이다. 내가 일하는 식당이 내년이면 8주년이 되는데 여기에 도넛 8개를 담아서 사가면 동료들이 좋아할것 같다.  그때까지 도넛 가게가 살아남기만을 바랄뿐이다.  





이것은 도넛 가게에 처음 갔을때 많은 이들이 경쟁적으로 먹고 있어서 눈에 들어왔던 아이스크림 칵테일이다. 그날은 갑자기 바람이 너무 불어 거리의 많은 식당들이 파라솔 접고 야외 테이블을 부랴부랴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었기때문에 이것을 먹기에는 너무 으스스에서 내부 사진만 몇장 찍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이 칵테일은 '용감한 자를 위한'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6유로에 달하는 가격으로 팔고 있었다.  궁금해서 한번 먹어 보았다. 맛있다.  초코크림이 발라진 컵속에 밀크쉐이크 처럼 진한 아이스크림이 담겨 있고 컵 주둥아리 주변에도 초코크림을 묵직하게 발라 피스타치오 가루를 뿌렸다. 그리고 휘핑크림으로 덮고 마카롱을 얹은 구조이다.  다행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메뉴였지만 아마 다시 사먹진 않을것이다. 정말 느끼한것이 먹고 싶을때 집에서 한번 만들어 먹어 봐야겠다. 원하는 모든 단것들을 치렁치렁 얹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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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6.07.20 08:00



일요일 아침 9시반쯤 전부 잠든 틈에 집을 나와서 친구가 맡아줬던 물건을 찾아 가지고 돌아오는길에.  너무 졸려서 그냥 다시 잘까 하던 유혹을 뿌리치고 나왔기에 승리감에 도취되어서 커피를 마시러 갔다.  빌니우스의 에스프레소 가격은 보통 0.8유로에서 1.5유로 선인데 취향이 까다롭지 않아도 누가 마셔도 맛없는 커피들이 있다.  맛없는 커피 맛없는 케잌 이런것이 있다는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마치 두번 세번 볶아서 거의 타다시피한 콩을 갈아 만든듯한 맛이 나는 여러번 달인 한약같은 커피를 가진 곳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맛있는 조각 케잌과 빵을 파는 경우가 많다. 왜 좀 더 맛있는 콩을 사용하지 않는건가. 기계의 문제인가? 거래처에 빵 많이 파니깐 커피로 돈 벌 생각은 없는건가. 커피까지 굳이 맛있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자존심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또 빌니우스의 카페들중 직접 구운 빵을 파는 카페는 극소수이다. 보통 외부업체에서 몇종류의 케잌을 들여다놓고 파는것이다. 그러니 맛있고 특색있는 케잌을 먹으러 커피가 맛없는 베이커리에 가야할지 맛이 없기는 힘들지만 별로 재미없는 케잌을 먹는대신 평균이하보다는 맛있는 보통 커피를 마시러 일반 카페에 가야할지 고민되는 부분이다.  이날은 지난번에 갔던 도넛 가게의 커피가 나쁘지 않았기에 또 갔다.  (http://www.ashland11.com/396) 따로 도넛을 먹지는 않았다. 우유가 들어가면 커피 맛이 전부 비슷해지는 느낌이라 카페에서는 왠만해선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보통 따로 샷을 추가 해야하는 대부분의 카페와 달리 이곳은 아예 더블 에스프레소 카푸치노가 메뉴에 있어서 큰 맘 먹고 먹어보기로 했다. 우선 전에 봤던 넓고 편평한 바닥의 견고한 검은 커피잔이 예뻐서 양이 많은 커피도 왠지 부담없이 들고 마실 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도 했다. 대개 커피잔 자체를 손으로 감싸고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혹시 손잡이에 손가락을 걸고 마시려고 하면 아래가 좁아지는 큰 잔들은 뭔가 마시다가 쏟아질것 같은 불안함을 유발하기 때문에.  잔이 커서인지 지난번의 블랙 커피 때와는 다르게 접시의 홈은 정중앙에 위치해 있었다.  에스프레소가 두잔이나 들어갔는데 역시 우유의 힘은 대단하다. 반이상을 마시자 배가 불러 지면서 남은 커피가 더이상 맛없게 느껴졌다. 카푸치노의 거품이 그렇게 단단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한 커피우유였다. 결국 다 마시지 못했다. 거의 다 마신것처럼 보이지만 저렇게 얼마남지도 않은 양을 미처 다 마실 수 없을정도로 배가 불렀다. 어릴때 보면 공중목욕탕에 하얀 우유 사와서 목욕하시는 아주머니들이 간혹 계셨는데 그때 하수도 구멍으로 천연덕스럽게 흘러들어가던 우유가 생각났다. 블랙커피를 한잔 더 마실까 하다가 배가 더 불러 질것 같아서 입안의 우유 맛을 없애기 위해 에스프레소 한 잔을 더 마셨다.  에스프레소 잔은 길고 가늘었다.  딸려 나온 숟가락도 아주 작았는데 그 마저도 커보일정도로.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으면 섞는다고 섞어도 다 마시고 나면 금빛 설탕이 남는다. 마치 기름장에 남은 소금처럼. 하지만 그들은 짜지않고 달콤하다는것.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6.07.12 08:00



새로 생긴 도넛 가게에 갔다.  카페든 식당이든 상호와는 다른 재미있는 법인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영수증을 유심히 본다. 영수증의 가게 로고 바로 아래 적여 있는  UAB 'Gero vėjo" 가 법인 이름인데. '좋은 바람' 이라는 뜻이다.  정확히 말하면 Geras vėjas가 '좋은 바람'을 뜻하고 남성명사의 -as 가 -o 로 어미 변형을 해서 '좋은 바람 되세요' 라는 기원의 의미가 되는것이다. '좋은 날씨에 콧바람 잘 쐬고 와' 뭐 그런.  Geras vakaras 는 즐거운 저녁, Gero vakaro는 즐거운 저녁 되세요. 의 식이다.  Gero vėjo 는 일반적으로 자주 쓰이는 표현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말하는 이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말이다. 예를 들어 내가 화창한 어느날 길거리에서 차를 몰고 지나가는 친구를 만났는데 배낭이며 텐트를 가득 싣고 숲으로 여행가는 중이라고 운전석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행복한 표정으로 얘기한다면 아마 나는 이 말을 해줄지 모른다.  게로베요. 바람이 너에게 관대하기를.  






피스타치오가 뿌려진 도넛의 이름은 무슨이유인지 힙스터였다. 받침의 커피잔을 놓는 홈이 정중앙이 아닌 가장자리에 쏠려 있어서 신기했다.  그래서 커피잔 옆 공간이 많이 남는데 딱 그만한 앙증맞은 미니 도넛을 커피에 곁들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잠깐 상상했다. 





구름이 몰려오면 바람도 따라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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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6.06.27 05:12


가 너무 생소했다. 왜 이렇게 차가 한대도 없지. 오전 9시인데 다들 벌써 출근해서 일을 하기에도 너무 이른 시간이 아닌가. 하며 한참을 걷다가 공휴일인 것을 깨달았다. 일년 중 낮이 제일 긴 날. 한국의 절기로 따지면 하지였던 금요일은 리투아니아인들에게는 작은 축제의 날이다. 섬머 하우스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아마 집을 비웠을것이다.  들꽃을 꺽어 화관을 만들어 쓰고 작은 초를 강물에 띄워 멀리 흘려보낸다.  은행을 가려고 나왔던것인데 그냥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커피와 함께 물을 내어오는 카페만큼 기분 좋아지는 곳은 이런 작은 쿠키를 곁들여주는 곳이다. 쿠키는 달지. 그래서 설탕도 한개만 준다. 리투아니아의 티샵 체인점인 skonis ir kvapas 가 운영하는 카페가 구시가지에 딱 한곳있다. 차종류가 많고 커피는 일리 커피를 쓴다. 별로 예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다양한 문양의 동그란 일리 커피잔을 살 수 있고 커피도 많이 파는것으로 보아 공식 판매점이나 뭐 그런것 같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것이 있다면 간혹 갈때마다 '아 여기 이게 있었지' 라고 새삼 깨달으며 반가워하게 되는 저 스푼이다. 에스프레소나 블랙 커피를 주문하면 딸려나온다. 병원에 가서 편도선 부운거 확인할때 의사 선생님들이 쓰는  납작한 설압자처럼 귀여운 스푼이다. 우유 거품이 묻는 커피에는 내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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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