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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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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nius 13_우주피스 (Užupis) 지금은 빌니우스의 몽마르뜨로 불리우기도 하는 예술가들, 보헤미안들의 동네 '우주피스 (Užupis)' 이지만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그럴듯한 명성을 가진것은 아니다. 가난한 젊은 예술가들의 구역이라는 낭만적인 이력을 품고 한껏 멋스러워지고 화려하게 소비되는 세상의 많은 구역들이 그렇듯이, 한때는 갱들의 구역이기도 했던 샌프란시스코의 소살리토나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던 뉴욕의 소호처럼 그리고 서울의 합정동이나 연남동, 심지어 신사동 가로수길 같은 공간들이 그렇듯이빌니우스의 우주피스 역시 비싼 임대료를 피해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곳에 터를 잡고 젊은이들이 자유를 누리며 교류하던 공간이었다. 지금은 그 모든 지역들이 역설적이게도 돈없는 보헤미안들이 터를 잡기에는 턱없이 비싼 임대료의 핫플레이스로 변해버렸다. 빈궁..
Vilnius 09_빌니우스의 겨울 빌니우스에도 눈이 많이 내렸다 고개를 치켜들면 벌써부터 무시무시한 고드름이 달려있다. 자주 지나다니는 길들이 일방통행인곳이 많아서 보도블럭보다 차도로 걸어다니는게 더 나을정도이다. 두툼한 털 양말속에 바지를 집어넣고 묵직한 등산화를 신어야 그나마 녹아서 질퍽해진 눈 사이를 걸어갈 수 있을 정도인데 혹한과 폭설에 길들여진 유전자들이라 높은 겨울 부츠를 신고도 별 문제없이 잘 걸어다니는것 같다. 곳곳이 진흙탕 물인 거리를 마구 뛰어다녀도 종아리에 꾸정물 하나 안묻히던 인도인들의 유전자처럼 말이다.
밤과 낮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 얼마전에 보다 만 홍상수의 이 떠오른다. 집이 도로옆이라서 창문을 열어놓으면 확실히 소음이 심하다. 그래도 난 시끄러운 도시속에서 느끼는 상대적인 고요함이 시골의 적막함보다는 좋다. 게다가 빌니우스같은곳에 살다보면 심지어 이곳이 시골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집앞의 호텔은 성업중이다. 덕분에 거리에 생기가 도는것같다. 침실이 서향인데 가끔 오전에도 호텔 창문에 햇빛이 반사되어 들어온다. 가끔 아주 조용할때는 신호등의 신호음도 들려온다. 그나저나 을 어디서 찾아서 끝내야 할텐데.
20121030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게 벌써 두달 전 일이다. 심지어는 로그인을 하는데 애를 먹었다. 싸이월드에도 거의 3개월째 못들어가고 있다. 비밀번호를 잘못입력해서 차단이 됐는데 새 비밀번호 생성하는것도 정말 번거로운 일이다. 한두가지의 고정된 비밀번호를 가지고 있어도 때가되면 비밀번호 바꾸라는 재촉에 무시안하고 꾸역꾸역 바꾸다보면 나중에는 인터넷뱅킹 비밀번호부터해서 다 꼬이기 시작한다. 아무튼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시피 비밀번호를 찾아냈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디를 찾아낸것이다. 두달이 휙 하고 지나갔다. 일이 많았고 집안일도 많았다. 집수리같은 집수리를 안한지도 이미 오래다.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일주일에 선반 하나 달고 옷장 한 칸 정리하고 뭐 이런식이다. 예전 집주인이 남기고간 오래된 가스 오븐을 한번..
Vilnius 01_빌니우스 걷기 재작년 말에 새해 선물로 받은 다이애나 미니. 두번째 필름을 현상한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다. 바꿔말하면 1년 반 동안 고작 필름 두개를 썼다는 소리다. 매번 헛도는 필름때문에 깜깜한 욕실에서 필름을 다시 끼워넣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래도 우연처럼 현상되어 나오는 이런 사진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한컷에 두장을 담는 기능으로 36장짜리 필름이면 72컷이 찍히는 논리인데 제대로된 72컷의 사진을 가지기위해선 아마 대여섯통의 필름을 더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한번은 빛이 들어갔고 한번은 필름을 되감을때 리와인드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것을 깜박 잊는 바람에 이미 한번 돌아간 필름위에 한번을 더 찍었더랬다. 그런 경우에도 솔직히 노출 조절만 잘하면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지만 당연히 노출 조절에도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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