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에서 슈게이징과 로우 파이 장르를 랜덤으로 걸어놓고 듣다가 Bubble Tea and Cigarettes 란 밴드를 알게 되었다. 요즘 같아선 드림팝을 베이스로 한 음악들이 유행을 하는 세월도 찾아오는구나 싶어서 신기하다가도 너무 귀에 쏙들어오는 멜로디들에선 아쉽게도 곡 전체가 산으로 가는 듯한 슈게이징 특유의 헤매는 멋은 없는것같아 결국 90년대 슈게이징 시조새들의 음악에 더 빠져들게 된다. 아무튼 이 밴드도 등록곡이 많지 않아서 들은 곡을 듣고 또 듣고 했는데 조금은 검정치마를 떠올리게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공일오비의 멜로디를 슈게이징화한듯한 느낌에 꽂혀서 오히려 90년대 가요들이 많이 생각났다. 제일 먼저 듣고 귀를 쫑긋 세우게 했던 노래는 5AM Empanada with you. 빌니우스에는 새벽 다섯 시에 가서 엠빠나다 먹을 수 있는 식당은 당연히 없지만 아침 7시에 문 여는 카페 한 곳에서 의외로 엠빠나다를 판다. 커피 옆에 놓인 따끈따끈한 엠빠나다를 보며 새벽 다섯 시까지 잠도 안 자고 도시를 거닐던 시절엔 무엇이 나의 엠빠나다였나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 아주 기나 긴 여행을 해야겠단 다짐 아닌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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