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evėžys_2016)
리투아니아의 소도시 파네베지. 빌니우스에서 라트비아 리가행 버스를 탄다면 대부분의 경우 이 도시를 거친다. 어딜가든 모든곳이 쥐죽은듯 조용하다. 드문드문 더디게 나른하게 움직이는 건축 현장들만이 그래도 아직 이 도시가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말해준다. 이틀간 비가 오고 몹시 추웠다. 바람은 여전하지만 날은 화창해지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단조롭게 줄지어선 가정집들 사이로 이따금 미용실이나 옷가게들이 뜬금없이 자리잡고 있다. Kirpykla '키르피클라' 는 '자르다' 를 뜻하는 동사 kirpti 에서 만들어진 단어로 간단히 머리를 자를 수 있는 미용실을 뜻한다. 미용실이라는 단어를 몰랐더라도 입구위의 가위 장식을 보고 미용실이라고 단번에 알아차릴수 있었을까 한참 생각했다. 어쩌면 옷이나 가죽을 수선하는곳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뭔가를 이미 알고나면 아무것도 몰랐을때의 느낌이 어땠는지를 기억해내기 어렵다. 특히 어떤 언어를 배울때는 더욱 그렇다. 한때는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알파벳의 조합으로 다가오던 낯선 단어들이었지만 이제 그런 단어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감정을 가지게 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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