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2016. 8. 5. 08:00




휴가를 맞이하여 시골 본가에 다녀 온  친구가 가져다 준 것들.  한 손에는 개를 끌고 한 손에는 저 종이 봉지를 들고 얼굴에 함박 웃음을 안고 나타났다.  크기가 다양한 토마토와 짧은 오이 한개 그리고 바질과 세이지.  3주 휴가 동안 1주일 내내 엄마랑 밭에서 일했다고 평소보다 더 피곤하다고 투덜댔지만 대충 틀어 올려 묶은 머리카락 사이로 아직 가시지 않은 시골 공기의 청량함이 느껴졌다. 남은 휴가의 1주일은 집에서 좀 쉬어라고 말했지만 캠핑가는 사람들을 수소문해서 곧 다시 떠날거라고 말했다.  많은 이들의 여름을 보내는 방식이란것이 그렇다.  결과적으로 더 피곤해지지만 도시를 떠나 자연을 벗삼은 이들은 그 짤막한 순간을 완전한 방전, 쉼이라고 느끼는것 같다.  나는 그럴 수 없을것이다. 이래도 저래도 그래도 나는 도시가 좋다.  숲으로 바다로 호숫가로 도망친 사람들로 텅빈 도시가 맹인들을 위한 신호등 신호음이 들릴 정도의 고요로 가득찰때, 골목길의 좁은 맥주집에서 값싼 리투아니아 맥주로 흥건히 취한 스페인 사람들의 혼잡한 수다들이 온 거리로 삐져나올때,  외지인들조차 닿지 않은 텅빈 카페에 갑자기 들어온 손님에 놀라 손에 든 모바일을 황급히 치우는 종업원의 멋쩍은 미소에서 나는 안식을 저당잡혔다고 믿는 사람들이 열심히 살다 버리고간 플라스틱같은 도시의 일상에 매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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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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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 너무 아름다워요! 장면 하나하나 상상되요. 우리나라 설날, 추석 아침 도시 풍경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머리 속에 그려보았어요.^^

    2016.08.05 08:2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문득 좀좀이님 고향인 제주도의 설이나추석풍습은 좀 다를까 하는 궁금증이생겼어요. 혹기 그런거있으면 나중에 올려주세요 ㅋ

      2016.08.06 02:53 신고 [ ADDR : EDIT/ DEL ]
  2. 와 저런 선물 받으면 너무너무 행복할것 같아요
    저도 도시를 더 좋아해요. 어릴때 부모님 곁에서 떨어져 외가에서 자랐는데 그야말로 첩첩산중에 있는 오두막 같은 곳이고 외할아버진 새벽 5시면 지게 지고 나무하러 가셨어요. 5시면 캄캄해지고 할아버진 불끄고 자자고 하시고 전 어둠이 무서워서 막 울고 골방에 누워잇으면 흐르는 개울물 소리가 무서웠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지금도 시골은 별로 안 좋아해요. 특히 산은... 바다나 호수는 좀 괜찮은데... 그래서 지방 발령 받고 나서도 아직 적응이 안되는건지도 ㅎㅎ

    2016.08.06 00: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ㅋㅋㅋ산이면 벌레도엄청많았겠어요 흑. 뭐 시골어디든벌레투성이지만. 전 반대로 큰아버지댁이 강원도 바닷가엿는데 가끔갔었을뿐인데도 물에빠진기억때문인지 아니면 해수욕장에놀러온 피서객느낌때문인지 바다보단 산이좋아요. 큰댁이민박을하셔서 방학때놀러가면 자리없어서 부뚜막에서 라면끓여먹고 그랬거든요. ㅋㅋ

      2016.08.06 02:52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