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gkong_2016)
대낮에 지나친 썰렁한 템플 스트리트 야시장에서 엽서 4장을 샀다. 문 닫은 가판대로 가득 찬 거리에서 엽서를 팔고 있던 여인이 얼마나 반가웠던지. 여행중에 엽서를 쓰는 시간은 나에게 텅 빈 시간이다. 모든 상황이 아주 적절하게 들어맞아 오직 내 기분좋은 의지로만 메꿀 수 있는 어떤 틈이 생기는 시간이 가끔 찾아온다. 그렇게 따지면 꼭 여행중이어야 할 필요도 없다. 그 구멍이 커야 할 필요도 없다. 발견하고 채워넣을 수 있으면 된다. 적어온 주소를 향해 엽서 4장을 다 쓰고 나서 카페 근처에 엽서 파는곳이 있을까 싶어 뛰어나갔다. 신문 가판대 할아버지가 서점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카페 주위를 한바퀴 돌아야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마음에 드는 엽서 5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 산 엽서는 빌니우스 우리집으로 보내는 한장을 제외하곤 일부를 한국에 와서야 보낼 수 있었다. 남은 홍콩 우표는 다음에 가서 꼭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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