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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Berlin 27_Berlin cafe 09_Zucker baby





베를린의 많은 유명하고 매력적인 카페가 있겠지만 베를린을 생각할 때 가장 눈에 밟히는 곳은 어쨌든 바로 이곳이다. 머물던 집에서 불과 5분 거리의 동네 카페.  직접 볶은 콩을 갈아서 만든 신선한 커피를 파는 것도 꽃잎 흩뿌리고 온갖 슈퍼푸드로 치장된 트렌디한 브런치를 파는 것도 아니지만 난 아마 다음번에도 베를린에 가자 마자 다음 날 아침이면 이 곳에 갈거다. 오래된 수도원을 개조한 코르토나의 호스텔에서 무료 아침을 먹기 위해 힘들게 일어나 식당에 내려왔을때 보온 물병에 담겨 있던 옅게 희석된 커피와  식빵을 상처내던 딱딱한 일회용 버터가 나를 기다리고 있던 그 아침을 생각하며 내가 다시 그 곳에 갈 것임과 마찬가지로. 



이 카페에 세 번을 갔는데 두번 서있었던 어느 항해사의 캠핑차. 



일찍 일어나서 여기서 아침 먹자 했지만 결국 항상 12시가 다 넘어서야 갈 수 있었던 이 곳. 다음에는 빅 레보우스키의 듀드처럼 파자마에 샤워 가운 걸치고 이곳에 가서 아침 먹을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있었으면.  아니 그런 샤워 가운이 친구에게 있었으면. 술도 팔았던가. 이곳에서라면 아침부터 듀드처럼 화이트 러시안이라도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심. 



당시 베를린의 날씨는 가끔 바람이 불어 춥기도 했지만 해가 나면 따뜻하고 덥기 까지 했던 전형적인 유럽의 초여름 날씨 였다. 항상 바깥에 앉길 원했지만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아직 바깥 테이블이 준비되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 넉넉한 앞 마당을 지닌 고요한 거리에 위치했던 이 곳은 항상 붐볐지만 한편으로는 조용했다. 유럽 카페들 특유의 적막이 좋다.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그곳에서 가장 큰 소리는 커피 머신이 토해내는 소리이다.  빨래방의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나 기차역의 안내 방송처럼 항상 그곳에 존재하는 것들이 방출해내는 절대적인 소음이 다시 가고 싶다 혹은 또 돌아왔구나 의 농밀한 소속감을 주듯이.



첫째날에는 (http://ashland11.com/531) 프렌치 토스트를 먹고 주전자 커피를 마셨다. 베를린에 가면 매번 커피를 마실때마다 케익을 먹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케익이나 파이 자체가 땡기지 않아서 많이 먹지 못했다. 하지만 두번째 갔을 때는 저 치즈케익을 먹었다.  배가 불러서 반은 남겨와서 다음 날 터키 커피 믹스와 맛있게 먹음.  하루가 지났어도 그 촉촉함은 그대로 였다. 




호박 수프를 한 대접 먹어서 케익은 물론 커피도 잘 마셔지지 않았던 것. 



표구 된 메뉴. 



정적.  당연히 장식용 빈 병이라고 생각했는데 소금과 후추통, 가장 작고 뚱뚱한 병을 보니 왠지 물을 담아서 테이블로 가져 가는 용도 였을 수도 있겠다 싶다.



일요일 정오의 느낌.  



예쁘다 램프.



카페 앞의 인도 식당에도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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