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장 이상적인 회색을 붉은 광장에서 뒷걸음질치며 모스크바의 한 귀퉁이에서 만났다. 3월의 모스크바는 세상의 모든 회색이 숨어든 공간이었다. 아니 그들은 너무나 당당히 점거했다. 오색의 바실리 성당도 크렘린도 민낯이 되었다. 뭘 봐야 좋을지 몰랐던 나에게 회색의 모스크바는 한없는 소속감을 주었다. 저 구름은 내 마음 속에서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아주 잠시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을때조차 회색은 그를 품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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