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장 이상적인 회색을 붉은 광장에서 뒷걸음질치며 모스크바의 한 귀퉁이에서 만났다. 3월의 모스크바는 세상의 모든 회색이 숨어든 공간이었다. 아니 그들은 너무나 당당히 점거했다. 오색의 바실리 성당도 크렘린도 민낯이 되었다. 뭘 봐야 좋을지 몰랐던 나에게 회색의 모스크바는 한없는 소속감을 주었다. 저 구름은 내 마음 속에서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아주 잠시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을때조차 회색은 그를 품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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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회색이란 표현이 딱 들어와닿는군요. 전 화려하고 선명한 색을 좋아해서 알록달록이 더 좋긴 한데 ㅋ 이상적 회색=음습하고 춥다.. 로 자동연상 중 ㅎㅎ
맞아요 뭔가 확실히 피부에도 차갑게 와닿아야만하는 그런 느낌인듯.
러시아 특유의 삭막함이 잘 드러나는 색감인 것 같아요. 언제나 러시아는 채도를 30%쯤 뺀 나라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특유의 날씨나 거리 모습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네요 ㅋㅋ 물론 윗 선생님 말씀처럼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러시아도 있지만요!
그러고보니 회색으로 배경을 먼저 그린다음 나무도 태양도 그려넣은듯한 뭔가 그런느낌이네요 ㅋ회색의 아우라에서 도무지 벗어날수가없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