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에 해당되는 글 156건

  1. 2012.06.23 <만추> 김태용 (2010)
  2. 2012.06.18 <건축학 개론> 이용주 (2012) (2)
  3. 2012.06.04 <해변의 여인> 홍상수 (2006) (1)
  4. 2012.04.19 <범죄와의 전쟁>
  5. 2012.04.12 <부러진 화살>과 그린커리 (1)
Film2012. 6. 23. 06:40

 

 

휴일. 오후 12시까지 늘어지게 자도 자도 뭔가 모자른 것 같은 잠이다.

한국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는데 사실 리투아니아에는 많은이들로 하여금 동시에 두통을 느끼게 하는 그런 날씨가 있다.

몹시 흐려서 하늘이 8층 건물 바로 코 앞까지 내려 와있는 듯한 그런 날씨.

구름이 모든이들의 머리를 짓누르고 나무들은 일제히 차라리 비를 내려줘 라고 말하고 있는것 같은 그런 날씨이다.

<만추>는 지난달 쯤에 본것 같은데 영화 파일들이 자리는 차지하는데 그렇다고 지우기에는 아쉬운 그런 영화 중 하나였다.

내가 배우라면 이런 영화에 출연할 수 있어서 행복했을것 같다.

오로지 그 배역과 그 배역을 선택한 그 배우를 위한 영화.

관객은 영화를 비평하고 비판할 선택권도 없이 옅지만 진득하게 채색된 누군가의 이야기를 눈으로 듣기만 하면 되는것이다.

한번 보고 그냥 잊어버리기에는 애써 자기 이야기를 풀어낸 주인공에게 미안해진다고 해야할까?

예를들어서 <영원한 휴가> 혹은 <파니핑크>같은 영화도 그렇고,

심지어 <히트>의 알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 역시 잊기 힘든 배우 그리고 등장인물들 중 하나이다.

그러니깐 계속해서 자꾸자꾸 반복해서 보게 된다.

혹시라도 내가 놓친 그들의 또 다른 표정이 있지 않을까 해서. 

원작인 이만희의 <만추>는 보지 못했지만 김혜자와 정동환의 <만추>는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혹시 마더에서 김혜자가 들판에서 혼자 춤추는 장면을 보고 오그라들었던 사람들에게 <만추>속의 그녀를 만나 보기를 권한다.

굳이 오그라 들 필요가 없었다는것을 깨닫게 될것이다.

드라마가 아닌 영화속의 김혜자는 항상 그런 원시적인 모습이었던것 같다.

혹시 그녀는 드라마와 다시다 광고에서 형성된 어머니의 모습을 벗어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제목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즈 야스지로의 계절 시리즈도 계속 머리에 맴돈다.

그 절제와 여백의 미 같은것은 닮은 구석이 있는것 같다.

다시 한번 찾아서 봐야겠다.

 

 

나는 탕웨이가 좋더라.

영화 줄거리 상 탕웨이 역은 중국어와 영어를 하는 탕웨이가 했어야 했겠지만 습관처럼 다른 배우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저런 느낌을 주는 바바리코트를 찾다 찾다 못찾아서 직접 제작했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는데

저 바바리코트가 저만큼 어울리는 배우를 한국에서 찾는다면 누가 있을까.

자기에게 맞는 배역을 못찾아 아직 크게 뜨지 못한것 같은 도가니의 정유미?

추상미는 요새 뭐하지?  장진영이 살아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등등등

아니 어쩌면 우리가 탕웨이에 대해서 알고 있는것이 적어서 감정이입이 더 잘된걸지도 모른다. 

어쩌면 탕웨이의 감정이입을 도운것은 시애틀의 날씨와 저 바바리코트가 아니었을까.

버스로 변하는 시애틀의 유람선도

뜬금없이 찾아들어가는 그리스 레스토랑도

관광코스로 변하는 상가도

남은 인생에서 확실한 것이라곤 이틀 후에 돌아가야 할 곳이 정해져 있다는것뿐인 여자와

낯선 여자에게 시계를 채워주고 정해지지 않은 미래를 기약하는 남자에게는

그저 낯선 풍경일 뿐 추억이 되지는 못한다.

모든 배경과 대사와 등장인물들이 공통분모를 찾지 못하고 겉도는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과거사를 무덤덤하게 풀어내는 탕웨이를 앞에두고 장난인지 진심일지 모를 말투와 표정으로 

부정과 긍정의 중국어로 응수하는 현빈.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현실을 직시하고싶은 탕웨이의 절박함이 느껴졌다.

 

 

현빈의 영어에 대해서 뭐라고 말들을 많이 했을것 같다.

하지만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극중 현빈은 영어를 굳이 잘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다.

그래도 나름의 자기 영어로 투박하게 한 연기는 너무 좋았던것 같다.

한국내에서 워낙에 자연스럽게 영어를 들을 기회가 없는 한국인에게

미국인처럼 영어를 하지 않는 사람은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되는 현실은 사실 좀 불행하다.

사실 얼마나 많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국어의 억양을 바닥에 깔고 자신있게 자기 영어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삼순이도 시크린 가든도 제대로 보지 않아서 아직까지는 만추 한편이 현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란 드라마도 한번 보고 싶다.

배우들은 자기들이 가진 이전의 이미지를 어떤식으로든 깨어버리고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길 원하지만

관객은 오히려 배우의 이전 캐릭터의 도움으로 그 배우가 연기하고자 하는 새로운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는것 같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우리는 그 배우가 연기한 배역만을 보고 살아왔으니깐.

 

 

마치 저녁식사를 주관하고 있기라도 한듯 식탁 정중앙에 떡하고 버티고 앉아있는 현빈이다.

모두가 평소에 입지 않는 옷을 차려입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엄숙해져야만하는 장례식 저녁식사.

애나와 왕징사이의 보이지 않는 긴장감과

임신한 아내와 옛사랑 애나를 동일한 시야에 둬야하는 왕징.

발꿈치에 굳은살도 없을것 같은 캐릭터. <에이 아이>의 쥬드 로가 떠올랐다.

누구보다 본능에 충실한 현빈에게는 뭔가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이다. 

 모두 자기자리에 앉아서 아슬아슬하게나마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황인데

남자 둘 만 남게되자 마치 시소가 가라앉듯 균형이 깨진다.

 

 

네가 그리고 내가 괜히 남의 포크를 써서 (내 인생만 결국 이렇게 된것 아니야)

라고 말하고 있는것 같다.

그렇게 나마 애나는 왕징을 원망할 수 있었다.

미안하다는 대답을 얻어내고자 함은 아니었을것이다.

어쩌면 이미 아주 오래전 남편에게서도 왕징에게서도 자신의 과거에서 떠나버린 애나이다.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한 회상은 더이상 살아 갈 삶이 남아있지 않을 경우에만 의미있는것 같다.

남은 인생을 의미있게 살아가려면

돌아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야하고

떠나가는것을 붙잡지 말아야하나보다.

익숙하지 않은 귀걸이에 귓볼이 가려우면 그냥 귀걸이를 빼버려야 하는것처럼.

 

 

계절은 우리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변한다.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같은 길목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남은 계절의 햇수를 바보처럼 헤아려 볼 수는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자리에서 기다려도 만날 수 없는 그런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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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2012. 6. 18. 01:49

 

 

<건축학 개론>

 

'나이가 든다'는 동사를 꼭 나이 마흔이되고 예순이되어야 쓸 수 있는것은 아닐것이다.

하다못해 열 살에서 열두 살이 되어가는 과정에서도 우리는 변화를 경험하지만

단지, 우리가 그 변화를 알아차릴때쯤엔 열두 살이 아닌 이미 스무살이 되어있다는 사실.

벼름박에 그어 놓은 어린시절의 키처럼,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 존재를 깨닫게되는것이 바로 세월, 나이, 그리고 추억이 아닐까.

사람들이 재밌다 재밌다해서 꼭 봐야 할 영화처럼 되버린 영화를 보고 공감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나도 모르게 나만의 교집합을 찾아나가는것도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이다.

그만큼 이해할 수 있는것이 늘어나고 이해해야 할 것이 많다는것을 알고

이해가가지 않는것에 대해서는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하고 자신을 의심해 볼 수 있는 나이.

하지만 보통은 그마저도 잊고 산다.

보통은 그냥 나이가 든다.

꿈이 많았었던것도 잊고 꿈이란것이 무엇인지도 잊는다.

그것이 나이를 먹는 최악의 방식이다.

아련한 옛 첫사랑을 떠올려보기에 앞서

내가 제대로 늙어가고 있는지, 혹시 나도 매운탕처럼 살고 있는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생물학적으로 나이가 들어가는 속도는 모두에게 똑같다.

우리 모두가 동일하게 가진 365일, 하루 24시간의 시간. 

누군가는 경험해보지 않아도 모든것을 안다.

누군가는 모든것을 살얼음 걷듯 가슴 아프게 경험한다.

누군가도 한때는 순수했다.

그리고 경험을 통해서 철이 들고 단단해진다.

누군가는 속물이 되어간다.

그리고 그 누구도 순수와 속물에 대해 제대로된 정의를 내리기는 힘들다.

모두가 그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있는것 같다.

누구도 한 자리에 견고하게 머물러 있지 못하지만 모두가 누군가는 그러길 바란다.

 

 

나도 재수를 하던 시절 대학들어간 친구를 만나서 술을 먹던 때가 있었다.

친구의 사랑 얘기도 들었던것 같다.

난 저 친구처럼 친구에게 그럴듯한 조언을 해주지는 못했다.

영화는 여러가지 다른 경로로 모두의 추억을 두드려주는것 같다.

 

 

나는 이 영화의 이런 디테일들이 좋더라.

중간부터 눌러서 찌그러진 오뚜기 마요네즈, 열리는 문과 함께 떨어지는 각종 봉지들, 십년넘게 찌그러져있는 문 등등.

특정한 누군가의 습관일 법 보이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것들.

공감을 끌어낼 구석을 알고있는것은 작가의 중요한 능력이니깐.

 

 

영화보는 내내 지질이도 못나보이던 엄태웅. 

남의 집 지으려고 밤새고 새우잠자면서 자기 엄마사는집은 십년넘게 찌그러진 문을 달아두고 있다니.

집이 30년은 되야 그게 집이지 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자신의 엄마더러 이 집이 지겹지 않냐고 묻는다.

엄마는 아들이 오래전에 던져버린 게우스티셔츠를 입고 우문현답을 한다.

'집이 지겨운게 어딨어 집은 그냥 집이지.'

순대국 파는 어머니의 이 말씀은 건축계의 히포크라테스같은 말이 아닌가.

 

 

내가 대학시절들었던 무수한 개론 수업들을 떠올려 보았다.

모든것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중 단 하나도 제대로 기억하기 힘든 수업.

내가 발들여놓기 쉽지 않은 분야에 아마추어로 접근하지만 기대했던것 이상의 많은것을 알게될지 모른다는

막연한 희망을 주던 그런  수업.

자기 전공수업보다 훨씬 반짝반짝한 눈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리출석으로도 해결이 안되는 그런 교양수업

압서방파 선배의 말처럼 타과학생들이 많이 들어서 물이 좋은 그런 수업.

어쩌면 모든 아마추어들이 모이는 그렇고 그런 수업.

한마디로 매운탕같은 수업.

 

 

사진을 올려놓고 보니 너무 생뚱맞은 사진만 올려놓아서 모두가 원하는 그런 사진 하나 정도는 올려본다.

첫사랑 개론에 어울릴법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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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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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화 넘 괜찮지 않냐?ㅎㅎ 근데 한국 여자들은 이게 너무 남성주의적인 시각에서 만들어진 편협한 영화라고 비난하기두 한단다. 멀 그렇게까지...안그냐?

    2012.06.18 23:40 [ ADDR : EDIT/ DEL : REPLY ]
  2. 듣고보닌 그럴지도 모르겠네...그렇다고 뭐 여자들도 뭐 발끈할것 까지는 .

    2012.06.19 00: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Film2012. 6. 4. 02:40

 

 

<해변의 여인> 홍상수

 

우연찮게 비슷한 시기에 데뷔작을 내고 나름 다작을 하고 마치 경쟁하듯 국제영화제에 드나들던 홍상수와 김기덕.

다른 방식이지만 어쨌든 보고나면 찝찝한 기분 들게 만드는 그런 영화를 만드는 대표주자들이다.

김기덕의 영화가 보는내내 불편하고 아슬아슬한 느낌을 준다면 홍상수의 영화는 볼때는 우선 산뜻하다.

배경이 워낙에 심플하니 배우들의 세세한 움직임에 집중해서 관찰할 수 있는 재미가 있고,

봐도봐도 상투적이지만 결코 누구도 저거 우리 얘기네 하고 시인 하기 힘든 술마시는 장면이 항상 있다.

그리고 보고나면 좀 찝찝하다.

자기자신에게는 유난히 관대해지는 우리들의 이야기. 

그래서 오랜만에 홍상수의 영화를 봤는데 변한게 아무것도 없어서 놀랐더랬다.

 

 

 

시나리오 작업중인 영화 감독 중래.

후배로 추정되는 김태우에게 서해안으로의 여행을 갑작스레 제안하고,

여자친구와의 선약이 있던 김태우는 거절을 제안해보려 하지만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여자친구인 고현정도 함께 가는걸로 합의를 본다.

그래서 남자 둘 여자 한명이 여행을 떠나면서 영화가 시작된다.

술을 마시고 중래와 문숙은 김태우모르게 하룻밤을 보내고,

하루만에 돌변한 중래의 행동에 문숙은 열이 받아 괜히 김태우에게 살가워지고

중래는 또다시 문숙이 아쉬워 진다.

다시 바다로 돌아온 중래는 시나리오 작업에 필요한 인터뷰를 핑계로

문숙과 닮았다는 선희를 만나고 호텔에 들어간다.

중래와 선희가 묶는 호텔방앞으로 술취한 문숙이 돌아온다.

중래와 선희는 호텔방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나오고,

중래는 마치 방에 없었던 사람처럼 호텔로 돌아와 문숙을 데리고 같은 방으로 들어간다.

여기서부터 문숙의 집요한 질문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너 그 여자와잤지 라는 질문이다.

 

 

문숙의 끈질긴 추궁에 중래가 내놓는 저 이론은 문숙이 얘기했듯이 정말 훌륭한것 같다.

'나 요새 정말 있는 정신을 다해서 싸우고 있거든. 이거 내가 예전에 깨달은건데 한번 들어봐.'

이론이란것이 대충 이렇다.

인간은 실체를 뒤로하고 남들이 심어놓은 이미지를 무한 반복하고 있다.

 

 

하나의 포인트에 계속 시선이 가면 하나의 이미지가 생기는데,

중래가 예를드는 포인트들이 대충 이렇다.

자기는 이미지와 싸우고 있다면서도 극중 중래인 김승우가 찌질하게 예로 드는것들이란.

문숙이 외국남자와 잔 것.

문숙의 신음하는 얼굴과 외국인의 성기, 포르노속의 이상한 체위들이 하나의 포인트를 이뤄 세트가 되는데,

그것이 바로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불결한 이미지와 합치된다는것이다.

(오히려 이런 이론들은 <러브픽션>의 공효진이 하정우에게 역설했으면 더 설득력 있었을 이론이다.)

그래서 그 이미지는 저기 위의 저 삼각형이고,

문숙이 떡볶이를 먹고 행복해하고,

아픈 친구를 생각하며 걱정하고,

똥을 누울때의 이미지를 연결하면 삼각형보다는 훨씬 복잡하고 큰 아래의 도형이 나온다.

그리고 그 도형이라는것이 삼각형처럼 상투적이고 일반적이진 않지만 무한굴곡의 실체에는 훨씬 가깝다는것이다.

 

 

 

그래서 계속 노력하다보면 상투적이고 사악한 삼각형의 이미지를 깨뜨릴 수 있게 되어야한다.

그러므로 다른 포인트들을 함께 볼 수 있게끔 노력해야한다는것이

바로 중래의 이론.

 

 

문숙의 입장은 그렇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되는것.

술을 마시고 돌아와서 하는 질문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어서

'너네, 그러니까 방을 나와서 나를 넘어서 나갔지?'

라는것. 어차피 문숙의 이런 질문은 이미 듣고자 하는 답이 정해진 질문인데

요는 굳이 그것을 남의 입을 통해서 듣겠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믿지 않을것이고, 남자는 그걸 아니깐 그렇지 않다는 부정조차 하지 않는다.

여기에게 넘어갔다 넘어가지 않았다 라는 실체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이 영화의 제목이 해변의 여인이 아닌 '중래의 이론' 같은 거였더라도 괜찮았겠다 싶다.

이론이라는것이 늘상,

한번에 딱 이해가 되는 그런 이론들도 있지만,

계속 두고두고 생각하다가 어느순간 갑자기 '클리어'(이건 영화속에서 중래가 한 두번 사용하는 민망한 단어들 중 하나)

해지는것들이 있고,그러다가도 다시 미궁속으로 빠져들어서 '겁이 나' 라고 말하게끔 하는 그런것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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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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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후기를 읽다 좋아 남깁니다.

    2014.07.17 02:03 [ ADDR : EDIT/ DEL : REPLY ]

Film2012. 4. 19. 07:09

우선 먼 타국에서 드문드문이라도 좋은 한국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 신 친구부부에게 땡큐.

 <부러진 화살>과 <범죄와의 전쟁>을 보고나니 <러브픽션>과 <만추>까지 보고 싶다.

 이 영화는 포스터만 그냥 좀 보고 줄거리에 대해선 사전에 읽지 않았다.

 사전에 줄거리를 읽지 않고 영화를 보려는 노력은 뭐랄까.

 알바를 하긴 해야하는데 별로 하고 싶지는 않고

 알바구함이라는 쪽지가 붙은 가게에 들어가보긴 하는데 이미 구했다는 소리를 듣길 바라는 그런 심정?

 일맥상통하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천재다.

 두가지 행위에 구체적으로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뭔가 있는거 같다.

 나는 알파치노가 좋다.

 그 어떤 영화에서도 그는 천하무적 완벽한 강자인적이 한번도 없었다.

 요는 많은 이들이 그를 강한 주인공으로 기억한다는것.

 오히려 원조 감초라고 할 수 있는 크리스토퍼 월큰 같은 사람이 강자라면 강자다.

 <범죄와의 전쟁>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포스터속의 최민식의 모습이 <도니 브라스코>의 알파치노와 너무 닮아서였더랬다.

 하정우는 나름 조니뎁 같아보였다. 

 하정우가 최민식을 이용해먹고 최민식이 우울하게 죽어가는 줄거리를 상상했다.

 이 영화는 마치 여러 알파치노 영화들의 콜라주같다.

 10억짜리 전화번호부로 결국 모두를 이용해먹는 최민식은 물론 돌연변이로 밝혀졌지만.

 하지만 그마져도 알파치노를 배신하는 <칼리토>의 숀펜을 떠올리게 한다.

  

 

이 여자들 대사도 없이 이렇게 지루하게 앉아있지만 하루 일당은 받았겠지?

 술취한 최민식과 하정우의 지루한 대화를 들으며 

 머리를 빌빌꼬는 술집여자들의 이 모습은 정말 너무나 <칼리토>의 그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딱 봐도 유죄인데 숀펜의 말발로 징역살이를 면한 알파치노가 숀펜과 술집에 가지만

 여자들과 춤을 추면서도 숀펜에게 열렬이 우정타령을 하는 알파치노.

 그나마 그 여자들은 대사라도 있었다.

 "you wanna dance with me? or you wanna dance with him?"

 20년이 지나고 검버섯이 핀채로 폭삭 늙어버린 최민식을 보기전까지는

 아 이 영화는 나중에 후속편이 나와도 재밌겠다 했다.

 <칼리토>가 <스카페이스>의 암묵적인 후속편이었던것 처럼,

 최민식에게도 충분히 감상적으로 죽어갈 기회를 줘야하는게 아닐까해서다.

  

 

마치 <집으로>의 한 장면 같다.

 이 영화의 몇몇 인상적인 까메오들. 매번 장작패는 할아버지, 떼로 지나가는 그랜저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콩밭매는 아낙네.

 이런 사람들도 일당을 받았겠지? 흐흐

 짧은 대사조차 없었던 어떤 배우들의 기가막힌 연기들.

 뭐 돈얘기를 꺼내는 오빠 앞에서 새 언니 눈치를 살피는 최민식의 여동생이라던가,

  

 

까메오로 출연하는 영화 감독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이 검사분.

 그냥 전체 시나리오를 확 꿰뚫고 있는 듯한 미묘한 대사 톤 같은거?

 아무튼 영화가 잘되려면 정말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야된다.

 하정우는 차라리 대사없이 표정연기만 했어야되는데.

 마지막에 차안에서 최민식과 엎치락할때 빼고는 정말 <멋진하루>의 대사톤에 사투리 억양만 가미한 연기였다.

 

 

80년대 초반에 초등학생 자식이 있었으면

 우리 세대랑 대략 10년차인데 딸둘에 아들 하나가 부양가족이 가장 적은거라니.

 이 사람 저사람 머리에서 박살나는 오비 맥주나 차범근 뱃지를 단 웨이터가 존재했던 그 시대.

 소방차가 붕붕날고 생크림 케잌이 등장하기 이전의 구멍가게 크림 빵을 먹던,

 그 시대를 이해할 수 있다니.

 

 

여종업원 엉덩이도 만질 정도로 대담해진 최민식인데

 "살아있네" 대사는 식혜더러 한다.

 최민식이 언제까지 살아있을까.

 전작만한 후속작 없다지만 어떤식으로든 2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뭐 대충 저 검사아래로 최민식 아들이 핏 덩어리 같은 후배검사로 들어가고,

 대쪽같은 초짜를 보며 자신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건달들은 전부 출소하고

 뭐 이렇게 저렇게 구태의연 해지겠지만 2편이 나오면 꼭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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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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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2012. 4. 12. 05:46

 

 

개밥처럼 보이지만 이래뵈도 코코넛 밀크와 죽순을 넣고 끓인 태국식 그린커리 이다.

 식당에 저렴한 코코넛 밀크가 들어와서 시험 삼아 끓여보았다.

 부러진 화살>을 <최종병기 활>과 연관지어 계속 사극일거라고 생각했다.

 네이버에 관련기사가 계속 뜨는데도 한번도 읽지 않다가 아무 생각없이 다운받아서 보게되었다.

 아무튼 영화는 사전 지식 없이 보는게 최고다.

 물론 괜찮은 영화를 보고 났을때에만 증명되는 진리이긴하지만.

 안성기와 문성근 그리고 이경영을 보면서 노스텔지어를 느낀다.

 한때 '방화'라고 일컫던 한국영화의 기둥들이 아니었던가.

 왜 그런 영화들이 있었다.

 <마누라 죽이기나>, <결혼하고 싶은여자 연애하고 싶은여자>같은

 90년대 초반에 보았던 미성년자 관람불가 한국 영화들속의 다소 낯설게 느껴지던 성담론들.

 뭔가 부자연스러운것같고 투박한 그들의 대사들을 보면서,

 아마 내가 어려서 잘 와닿지 않는거겠지 했던 그런 전체적인 분위기들이 있었다.

 그때의 그 미묘한 느낌들을 부러진 화살속의 김지호와 박원상의 대화속에서 느꼈더랬다.

 시간이 지날수록 영화는 더 야해지지만 요새 영화에선 뭔가 그때의 분위기를 찾기 힘든게 사실이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도 모든게 너무 세련되어졌으니깐.

 내가 감지했던 느낌이란 아마 그런걸꺼다.

 성(뿐만이 아니라)에 대한 담론이 자유롭지 않던 시대에 다른 시각을 가지고 뭔가를 표현해 보려 무던히 애쓰던

 시대를 앞서간 80,90년대 감독들의 발악 같은것

 그리고 그런 그들의 발악에 소심하게라도 공감했던 우리들.

 세월이 흘렀어도 자기사람들 딱 모아놓고 이런 영화 한편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감독이 있다니 다행이다.

 그냥 아련한 옛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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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저ㅋㅋ 부러진화살은 방화지

    2012.04.19 00:06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