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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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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의 빵집에서 유용한 단어들 가끔 들춰보는 11년 전 나의 리투아니아어 교과서. 나의 선생님이 매일 아침 프린트해서 주신 것을 제본해서 간직하고 있다. 스승의 대학 강의가 시작되기 전 아침 7시에 1시간 정도 진행되었던 18번의 수업. 지금 생각해도 그 수업은 굉장히 명료했고 유익하고 즐거웠다. 대학에서 어학당 선생님도 겸하고 계셔서 외국인을 많이 상대해 본 스승의 노하우도 있었겠지만 현지에 지내면서 현지어를 알파벳부터 배운다는 첫 경험은 짜릿한 일이었기에. 리투아니아어 수업이 끝나고 나를 가장 즐겁게 했던 일 중 하나는 빌니우스 대학 근처의 빵집에서 빵을 고르는 일이었다. 그곳은 지금 중국식당으로 바뀌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이름을 몰리도 사기야 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빵들에 잼이나 크림이 들어가있는 경우가 많아서 빵 속에 무..
이런 맥주 광고 하나 Ko gero, atpažįsti ir taip. '이래도 뭔지 알아보겠죠?' 시치미떼며 투보그?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투보그도 생각해보니 덴마크 맥주네. 칼스버그 맥주의 이 부위 저 부위를 모자이크 처리하고 이래도 알아 보겠죠 라고 물어보는 광고들이 대거 등장했었다. 어쨌든 빌니우스를 걸어다니면서 광고를 보는 것은 큰 재미이다. JC Decaux 와 함께 빌니우스의 옥외광고를 양분하고 있는 Clear channel. 빌니우스에서 일어나는 굵직한 행사들, 트렌드들을 이들을 통해서 구경할 수 있다. 2018년부터 공공장소에서의 알코올 광고가 전면 금지되는 리투아니아. 주류 구입도 20세 이상만 가능하다. 한국나이로 21살 22살이나 되어야 술을 살 수 있다는 소리. 주류 판매 시간은 종전의 10시-22시 ..
흐르는 강물처럼 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물과 함께 있을때 자유로워 보이는 사람들이 부러울때가 있다.
파네베지의 신발가게에서 딱히 신발이 필요한건 아니었지만 방앗간 못 지나치는 참새도 아니지만 심심해서 들어가 본 신발가게. 가끔 이런 엄청난 선택의 여지 속에선 '너에겐 내가 분명히 필요해' 라고 말을 걸어오는 치명적인 아이들이 있게 마련이다. 계절이 바뀌어서, 때가 되어서, 필요하니깐, 결코 싸지않은 돈을 지불하고 미적찌근한 기분으로 사야하는 새 물건들보다 한번의 이별을 경험한 이런 물건들과의 감정적 연대가 더 끈끈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내가 다시 한번 이들을 구제해주고 정성스럽게 입고 쓰다가 적당한때에 내손에서 완전히 폐기된다면 두번 버려지는 그들의 삶도 나쁘지만은 않겠다라는 생각도 한다. 물건을 살때엔 이게 나한테 정말 필요한 물건인가 생각하지만 동시에 내가 이것을 미련없이 버릴 수 있을것인가에 대해서..
파네베지의 하늘 가끔 가는 파네베지인데 파네베지를 제목에다 끌어 쓸 생각은 한번도 못했다. 괜히 미안해진다. 파네베지가 '내 이름뒤에도 숫자를 달건가요? 빌니우스에는 숫자 매기지 않잖아요. 저에게도 빌니우스와 동등한 자격을 부여해주세요.' 라고 절규하는것도 같다. 빌니우스가 어쨌든 당분간은 무한대의 존재감을 주는 공간이라는것은 분명하다. 문득 도시에 번호를 달아주는것은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본다. 내가 홍콩 여행을 시작으로 도시에 숫자를 달기 시작한것은 내가 부정할 수 없는 여행의 유한성에 대한 일종의 반발심리인것 같다. 끝나버린 여행의 사진은 고갈될것이지만 난 다시 여행을 하든 어떤식이든 왠지 숫자는 계속 늘어날것이라는 기대를 마음 한 켠에 지니고 있는것 같다. 베를린에서 빌니우스에 돌아온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파..
리투아니아의 차 번호판 리투아니아에서 등록되서 돌아다니는 차의 번호판은 원칙적으로 3자리의 알파벳과 3자리의 숫자로 이루어진다. 그 세개의 알파벳으로 완전한 단어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약자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전혀 연결되지 않는 어색한 알파벳 조합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걸어다니면서 자동차 번호판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간혹 마음을 흔드는 단어들이 출현하기도 한다. 어쩌면 차주가 그 단어를 좋아해서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얻어낸 알파벳인 경우도 있을것이다. 어휘력 늘리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연결되지 않는 알파벳 조합인 경우 그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들을 말하면서 어떤 문장을 만들거나 마치 그 세 알파벳이 어떤 문장이나 단어의 약자인것처럼 상상해볼 수도 있다. 유럽에서 자동차 번호판 속의 유럽연합 마크 아래..
[리투아니아생활] 마트 반찬 리투아니아에 한국의 반찬 가게와 같은것은 없지만 이곳 마트에도 반찬을 판다. 사람들이 가장 즐겨 사는것은 기름이나 마요네즈에 버무려진 야채 샐러드들. 샌드위치에 발라먹는 스프레드 같은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점심시간즈음에 이런 반찬과 빵을 바구니에 집어 넣고 장을 보는 직장인들을 간혹 마주칠 수 있다. 이 반찬을 처음 사본것은 에스토니아 탈린을 여행할때였다. 정말 어렵게 어렵게 찾은 호스텔에는 부엌이 없었고 구시가지와 떨어진 동네의 외진곳이어서 늦게 돌아와서 먹을만한 식당도 없고해서 대형 마트에 갔더니 크기가 다른 3종류의 플라스틱 용기에 원하는 만큼의 반찬을 덜어서 팔고 있었다. 난 그때 맛살과 스위트 콘이 섞인 샐러드와 쌀밥을 사왔는데 호스텔에는 전자렌지조차 없어서 따뜻했었어도 딱딱했을, 차가운 ..
[리투아니아생활] 일년 중 술을 팔지 않는 날, 9월 1일 갑작스런 손님 맞이를 위해 부랴부랴 마트에 갔다. 사실 이렇게 손님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경우가 미리 오래전부터 예고를 하고 오는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더 편하다. 좀 엉성하게 준비될것같은 예감에 약간의 불안감이있지만 사실 방문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주어진 시간이 적었으니 크게 뭔가를 기대할것 같지 않고 대접하는 입장에서도 그래서 심적 부담이 덜하고 며칠전부터 손님 생각하며 고민할 필요도 없고 짧은 시간에 오히려 휘리릭 하고 지나가는 그런 느낌도 좋고. 함께 고민하고 상의하며 메뉴를 정하는 즉흥적인 상황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기대치가 떨어져서 좋음...그래서 마트에 가서 요리에 쓰려고 할인해서 3유로하는 와인 한병을 사고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 초코바하나와 라임과 아보카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