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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 아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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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Wasp,2003) 그리고 피쉬 탱크 (Fish tank,2009) 어떤 감독들은 같은 사람이 만들어낸 영화라고 믿기 힘들 만큼 매번 전혀 다른 주제와 스타일의 영화들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어떤 감독들은 아주 끈질기게 비슷한 이야기들을 오랜 세월에 걸쳐 지치지 않고 만드는데 난 아마 후자의 경우를 좀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난 여전히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좋고 안드레아 아놀드를 조금 좋아하게 되었다. 안드레아 아놀드의 최신작 버드(https://ashland.tistory.com/558999)로부터 감독의 전작들을 찾아 계속 옮겨가다 보니 한 사람이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토록 끈질기게 비슷한 주제를 파고든다면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그 자신으로부터 나온것이리라 짐작하게 된다. 안드레아 아놀드의 2009년 작 피쉬 탱크를 보기에 앞서 2003년..
아메리칸 허니 (American honey,2016) (https://ashland.tistory.com/558999)를 연출한 안드레아 아놀드의 2016년작 를 뒤늦게 찾아서 봤다. 가 막 홀로서기를 시작하려는 베일리속의 희망을 보여주며 끝이 났다면 는 오클라호마 소녀, 스타(사샤래인)가 돌보던 어린 동생들을 놔두고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과감히 집을 뛰쳐나오는것으로 시작된다. 아메리칸 허니는 청소년들이 주축이 되는 로드무비이다. 짐작컨대 이들 대다수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가출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작은 밴을 타고 미국 전역을 돌며 값싼 여관에 짐을 풀고 팀리더가 정해준 지역(가정집들이 모여있는 부촌이나 장거리 화물 운전기사들이 집결하는 곳 등등)에 내려 잡지 구독권을 판다. 최대한 없어 보이는 차림새를 하고 동정심을 유발할..
버드 (Bird, 2024) - 인생 배역 만난 배리 키오건 영국 감독 안드레아 아놀드의 영화 Bird. 2024년에 본 영화 중에서 단연 가장 좋았던 영화이다. 좋은 영화는 보통 3가지 이유로 좋다. 1) 영상 자체가 아름답거나. 2) 내용이 훌륭하거나. 3) 전에 본 적 없는 형식이거나. 그리고 이 조건들을 전부 충족시키는 영화들이 드물지만 항상 나타난다. 얼마 전 '7세 고시'라는 테마의 다큐를 우연히 봤다. 때맞춰 10대 임산부에 대한 기사도 읽었다. 가만히 앉아서 숨만 쉬어도 행복 유지가 가능한 평범한 아이들이 선택의 여지없이 가혹한 시스템으로 내던져지는 모습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가 문득 생각났다. 영국 남부 바닷가 지방 켄트. 더 내려가서 도버 해협을 건너면 프랑스로 연결되고 아마도 육로로 가장 멀리 가려고 한다면 닿을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