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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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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남아 As tears go by> 왕가위 (1987) 을 보면 뉴욕에 머물던 에바가 숙모가 사는 클리블랜드로 떠나기 위해 짐을 싸는 장면이 있다. 뉴욕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보낸 길지 않은 시간동안 이미 그녀가 익숙해지고 그리워하게 된것들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데 바로 체스터필드 한 보루를 트렁크에 집어넣으면서 '이 담배, 딴 도시에 가도 있을까?'라고 윌리에게 묻는 장면이다. 낯선 곳으로 떠날때 우리는 늘 우리가 나중에 그리워하게 될 지 모르는것들에 대해 곰곰히 생각한다. '갑자기 그 음악이 듣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씨디를 굽고 '그래도 머리맡에 놓고 두고두고 읽을 책 한권쯤은 챙겨야지' 하는 생각에 헌책방을 향하고 적응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을 계산해보고는 삼분카레 세네봉지를 구겨넣는다. 갑자기 보고싶어졌는데 아무곳에서도 다운을 받을 수 없..
<중경삼림 Chungking express> 왕가위 (1995) 원하는 영화를 그때그때 찾아서 볼 수 있는 요즘같은 세상에 살고 있는것에 감사해야한다. 오래전에 다운받아놓은 영화도 시간과 용량에 구애받지 않고 오랫동안 남겨둘 수 있는 거대한 저장공간이 보장되어있고 정말 재밌게 봤는데 절대 기억안나는 영화도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찾아낼 수 있는 검색엔진과 imdb 같은 사이트들이 있으니 마음에 드는 단역들 이름을 알아내려고 흐릿하게 올라가는 엔딩크레딧을 붙잡고 씨름하지 않아도 되고 비디오 대여점에서 비디오 고르는 재미는 만끽할 수 없지만 연체료 걱정에 황급히 신작 비디오를 돌려줘야 할 번거로움도 없고 월요일 아침에 비디오 반납함 앞에서서 꾸역꾸역 주말 동안 빌려 본 비디오 테잎을 집어넣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것이다. 방과 후 비디오 가게에 들려 고심고심해서 영화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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