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생활'에 해당되는 글 80건

  1. 2016.10.20 리투아니아어 20_휴가 Atostogos (1)
  2. 2016.10.19 Vilnius 44_Dont look back (4)
  3. 2016.10.17 리투아니아어 19_풍선 Balionai (2)
  4. 2016.10.15 저녁같은 아침에 (2)
  5. 2016.10.13 리투아니아어 17_수선점 Taisykla (1)
Lithuanian Language2016.10.20 08:00



 영원히 휴가중이고 싶다. 나는 그것이 어떤 행위라기보다는 감정을 지닌 하나의 상태이길 원한다.  우리의 마음이 휴가의 경지에 이를 수 있었면 좋겠다. 

(휴가를 일컫는 단어는 Atostoga 이지만 일반적으로 복수형인 Atostogos(아토스토고스) 를 사용한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6.10.19 08:00




(Vilnius_2016)



타운홀에서 쭈욱 내려와서 대성당까지 가는 길목에 기념품 가게가 많다. 여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이곳에서 파는 물건들에는 별 차이가 없다.  바뀌는것이 있다면 아마 노점상 주인들의 옷차림뿐일것이다. 새로운것을 발견할 여지가 별로 없음에도 지나칠때마다 습관적으로 들여다보게 되는 그 풍경에는 새 주인을 기다리는 자들의 쓸쓸한 뒷모습이 있다. Dont look back 은 아주 오래 전 밥딜런의 콘서트 기간에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영화의 제목인데 옛 사진을 보다 보니 요새 화두가 된 그의 얼굴이 겹쳐 그냥 제목으로 붙여보았다. 저들중에 누구 하나 갑자기 홱 돌아보면 조금 무서울것도 같다. 특히 파란 성모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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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6.10.17 08:00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타운홀 계단은 앉아서 사람 구경하기 참 좋은 곳이다.  우리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에 관해서,  세그웨이 같은것을 타고 익숙하지 않은 몸짓으로 위태롭게 지나가는 그룹 여행자들과 잠시 여유가 생겨 정차를 해놓고 담배를 피우는 택시 기사들에 관해서 이야기 하곤했다.  그들과 우리 사이에 확보된 넉넉한 공간을 텅 빈 도화지 삼아  그들이 어디에서 이곳까지 흘러들어 어떤 기분으로 현재를 만끽하고 어디로 가고있는지에 대해 멋대로 상상하며 잡담하곤 하는것이다.  성수기에도 이곳은 생각만큼 붐비지 않는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마음에 드는 점이라면 이곳에 앉아서 사람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개학을 하루 앞둔 8월 31일,  잠시 계단에 앉아서 커피를 홀짝이고 있는 사이 하얀차 한대가 정차하더니 풍선들이 쏟아져 나왔다.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하늘 위로 날아가서 점이 되며 빛깔을 감추는 풍선들이 있다.  붉고 노랗고 알록달록 했던 풍선들은 옅은 회색빛 하늘과 어두운 지붕이 나눠준 딱 그 만큼의 색깔을 머금고 흔들거렸다.  Balionai(발리오나이) 는 풍선을 뜻하는 Balionas의 복수형이다. 열기구 (Oro balionai) 와 가스통 (Dujos balionai) 을 뜻하는 단어에도 Balionai 가 들어간다.  가끔은 패딩점퍼를 가리킬때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하여 여성형 어미의 지소형명사로 바꿔 Balionke 라고 부르기도 한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Daily 2016.10.15 08:00

 

(Vilnius_2016)


저 멀리 하늘 아래 매달려 누군가가 바라보는 나 역시도 좁은 발코니라는 정지된 프레임속의 익숙한 피사체 그 이상은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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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6.10.13 18:00



얼마전에 신발을 고치려 갔는데 주인 아저씨가 어쿠쿠 하셨다. 이 신발을 고쳐 신느니 그냥 하나 사라는 소리셨다.  고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이런 말도 안되는 신발도 한 번 잘 고쳐보겠어' 라는 도전정신이 생길법도 한데 보자마자 그런 소릴 하셨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을거다.  신발창 군데 군데 구멍난곳이 있어서 그것만 갈면 새것처럼 신을 수 있겠다 생각했었는데 아저씨 말을 빌리자면 '이 신발에는 아무것도 없어' 였다.  고쳐서 신을 만한 아무런 건덕지도 없다는 소리였다.  35유로를 내면 한번 고쳐보겠다고 하셨는데 50유로도 안주고 산 신발을 그 돈을 내고 고치려고 하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물건이라는것에 정이 들면 돈을 떠나서 어떤 원칙이란것이 생기게 되는 법,  손해보는 장사라고해서 쓰레기통에 무작정 넣어 버리고 오기에도 마음이 아팠다. 또 새 신발창을 깔면 신발이 제 기능은 하게 되겠지만 약간 헐고 작은 얼룩이 졌어도 나름의 역사를 가지고 빛나는 스웨이드와 잘 어울리지 않아 누구 하나는 천덕꾸러기가 될 지도 모른다. 결국 고치지 않고 그냥 집으로 다시 들고 돌아왔다.  구시가지를 걷다보면 자주 볼 수 있는 간판이 수선점, 수리점 Taisykla (테이시클라) 이다.  신발뿐만이 아니라 시계나 전화기 같은 수리점에도 일반적으로 이 단어를 사용한다. 고치다 라는 동사 Taisyti 에서 파생된 단어로  -ykla 라는 접미사가 붙은 단어는 장소를 뜻하는 단어가 된다.  식당 Valgykla, 제과점 Kepykla, 미용실 Kirpykla, 학교 Mokykla 등등의 단어가 그렇다.  세상 어디에나 고쳐쓰고 나눠쓰고 헌 것을 쓰는 정서가 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버리기전에 누군가에게 혹시 필요하냐고 물어보고 새것을 사기전에 혹시 안쓰는 물건이 있으면 빌려 달라 물어보고 싸게 잘 고치는 사람을 아는지 물어보는 하나의 습관이다. 그것은 물건에 얽매이는 여러 가지 방식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