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갑자기 맥머핀이 생각나서 토요일에 아침으로 먹기로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밤에 이동을 하며 여행을 하던 때에는 새로운 도시에 도착해서 호스텔 체크인 직전까지의 배회를 위해 화장실을 쓰고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어서 이 작은 음식에 약간의 향수가 있다.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아침을 먹기 위해 일어나자마자 굳이 옷을 챙겨 입고 나가는 귀찮음에 웃음이 나왔지만 순식간에 안락하고 따사로운 기운에 사로잡혔다. 4월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칼바람이 불며 날씨가 걷잡을 수 없이 사나워졌다.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달걀과 치즈가 들어간 맥머핀을 먹고 속이 든든해져서 돌아오는데 아인슈타인이 너무 추워 보인다. 빌니우스 버스터미널을 빠져나와 구시가를 향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지나치는 건물. 그러니 중앙역 과 맥도날드와 이 건물은 삼각편대를 이룬다. 작년에 이 건물 외벽에 빌니우스의 트롤리버스와 함께 백팩을 짊어진 아인슈타인이 그려졌다. 아침의 맥도날드엔 여행 중인 스페인 학생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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