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싱키 경유하여 여행가는 친구 생각하다가 떠오르기 시작한 2006년 그 즈음 그 구간의 여행들. 뻬쩨르에서 산 걸쭉한 간장과 우주피스의 마트에서 산 야채 샐러드와 냉동 생선 스틱. 헬싱키의 일본 상점에서 산 쌀을 곁들여 지금은 없어진 우주피스의 호스텔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생각해보면 리투아니아에서의 최초의 저녁 식사였는데 저런 기성품들의 맛은 지금도 이따금 생각나서 먹으면 그냥 똑같다. 그때 부엌에서 내가 거쳐온 루트로 거꾸로 여행을 가는 외국인 부부를 만나서 냄비 태우지 않고 끓일 수 있는 봉지쌀의 존재를 알게되었고 그들에게 스크랩한 시베리아 횡단 열차 표를 구경시켜 주었다. 방으로 돌아와보니 집채만한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는 독일인 여자애가 침대밖으로 거의 다리가 삐져나온 채로 누워서 오에 겐자부로의 책을 읽고 있었다. 내가 가지고 다니던 홍차 티백 더미에서 하나를 권해 눈쌓인 호스텔 마당에서 차를 호호 불며 같이 마셨다. 호스텔은 없어졌지만 호스텔 건물과 터는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데 가끔 거기까지 오르게되면 빌니우스에서의 처음 그 이틀밤이 많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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