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빠 어디가를 보는데 성동일이 아들에게 비가 어떻게 해서 오는지 아냐고 묻는 장면이 있었다. 헉! 순간 뜨끔했다. 나한테 물어봤으면 난 그 아들처럼은 둘째치고 심지어 매니져처럼 재치있게 비는 호랑이가 장가가면 온다는 대답조차 못했을것 같다. 언젠가 고등학교 시절 지구과학 시험문제에도 등장했을거고 객관식이었으면 상식적으로 답을 골랐겠지만 꼬맹이의 똑부러지는 대답을 듣고 나니 난 구름이 끼면 비가 오지 라는 생각만 줄곧 했지 왜 구름이 생기는지를 주관식으로 물었다면 대답을 못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구름은 그냥 날씨가 안좋으면 끼는 걸로. 헐헐헐
이번 5월에 들어서는 오전 6시만 되도 자동적으로 눈이 떠진다. 물론 곧바로 다시 잠이 들긴 하지만. 햇살이 정말 부서진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바깥은 눈이 부실 정도로 밝다. 오전부터 오후 세네시까지 바람 한점 없이 쨍쨍하다가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면서 비가 내리는 날씨의 연속이다. 정말 요새 빌니우스의 날씨를 보고있자면 수증기가 모여서 무거워지면 비가 내린다는 그 대답이 실감이 난다. 리투아니아에 한국의 장마처럼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시기가 있는것은 아니지만 여름이 지나고 나면 맑개 개인 날이 드물고 흐리고 구름낀 날씨의 연속이다. 비는 항상 갑자기 한바탕 쏟아지고는 사라진다. 비가 와도 급하게 뛰는 사람들은 없고 대부분은 걸음을 멈추고 기다린다. 다들 경험을 통해서 내리자마자 금새 멈출 비라는것을 아는것 같다.
네잎 클로버처럼 말의 편자도 여러나라에서 행운을 상징하는데 리투아니아에서도 그렇다. 물론 모든 리투아니아의 가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것은 아니지만 리투아니아에도 집에 말의 편자를 걸어두는 풍습이 있다. 보통은 들어오는 현관문의 위쪽에 걸어두는데 우리집은 네버엔딩 집수리때문에 안되고 적합한 장소를 찾은곳이 바로 이곳. 말의 편자는 네잎 클로버처럼 거저 굴러들어온 행운보다는 열심히 성실하게 일해서 스스로 얻은 행운을 상징한다고한다. 말굽에 편자를 박는 경우는 경주마이거나 일하는 말인 경우가 대부분이기때문이다. 그렇게해서 얻은 행운이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위해서 움푹 패인부분을 위로해서 걸어 놓는다. 아주 오래전에 생긴 녹슨 편자를 고이 간직해놓았다가 이사오자마자 바로 걸어놓았다. 등에 걸린 저 물건을 봐서는 말도 전생에 자유롭게 뛰어다니던 야생마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저 편자는 머리도 없는 이 가여운 목마에게서 나온걸로 하자. 지금까지 우리에게 가져다 준 행운만큼은 아니더라도 앞으로도 쭉 부탁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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