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들렌의 핵심은 모든 재료들이 동등한 비율로 들어간다는 것. 적어도 내가 가진 레시피에서는 그렇다. 물론 반죽에 이것저것 추가하고 위에 부어서 바르고 뿌리고 한다면 그런 단순한 공식은 성립되지 않겠지만 그저 수더분한 마들렌을 원한다면 모든 재료의 양은 1이란 숫자로 통일된다. 홍두깨 선생님이 하니한테 지어주던 흰 밥도 쌀과 물의 비율은 아마 1이었을 거다.
리투아니아어 단어 Santykis는 비율의 뜻도 있지만 재밌게도 '관계'의 의미도 가진다. 사람과 사람, 인간과 자연, 노사관계 등등 합쳐져서 조화를 이루는 것이 관계가 추구하는 최종적인 이상이라면 닮은 구석은 하나도 없는 이 모든 재료들이 동등한 비율로 합쳐져서 달콤한 마들렌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도달하며 부풀어 오르는 모습에는 좀 벅차오르는 지점이 있다. 때에 따라서 버터가 지나쳤네 설탕이 과했네 달걀이 모지랐네라고 말할 수 도 있고 가염버터라 망했네 달걀이 차가웠네 밀가루를 잘못썼네 말할 수도 있겠지만 틀에서 분리가능했고 씹다가 이가 부서지지 않았다면 대체로 그것은 성공한 관계였다고 지난 12월 성탄 전야의 마들렌을 회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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