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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Joe> David Gordon Green (2013)



<Joe>


'이 영화 왠지 너가 좋아할만한 영화같아'라는 멘트와 함께 보기 시작하는 어떤 영화들.

항상 적중하는것은 아니지만 적중하면 완벽하게 적중하며 

'내가 좋아할만한 영화'가 되기위한 조건을 더욱 세분화시키며 그 카테고리를 더욱 배타적으로 만드는.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와 색감과 표정들을 기본적으로 바탕에 깔고선 내가 한번도 본 적 없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그런 영화들.

마음껏 빠져들어야 한다.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것들만 두고두고 곱씹으며 살아가야 할 인생이니깐.

니콜라스 케이지는 좋은 배우이다. 

그가 가족과 시민을 구하는 정의로운 영웅으로 나타나는 횟수가 늘어가는것과 상관없이  

그의 심각한 표정에서 난 여전히 방 천장에 긁히는 손가락에 고통스러워하는 <아리조나 유괴사건>의 하이를 떠올린다.

<스톨른>이나 <프로즌 그라운드> 처럼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비슷한 역들을 연기할때도 있지만

가끔 술에 취한 눈빛으로 느릿느릿 대사를 곱씹는 배역들을 잊지 않고 연기해서 기쁘다.

배우가 어떤 배역을 연기하든 그 배우가 가장 멋있었던 순간을 기억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면 좋은 배우인것 같다. 

좁은 시골, 모든 주민과 친구로 지내는 보안관이나 동네 꼬마들도 아는 창녀가 나오는 그런 영화들.

자연 재해 혹은 어떤 사건들을 함께 겪고 이겨낸 등장인물들이

황량한 벌판이나 눈 덮인 산 혹은 안개가 자욱한 호수를 그들만의 특산물처럼 공유하며

따뜻하고도 어둡고 침침한 밀도로 긴장감을 조성하는 그런 영화들.

나에게는 레전드인 <트윈픽스> 같은 시리즈물 <인썸니아>같은 영화들이 그렇고 

최근에 본 것으로는 <In the electric mist >나 <Out of the furnace> 같은 영화들이 <Joe>에 빠져드는 촉매 역할을 했다.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는 대신 오히려 순응하는 사람들.

쓸모없는 나무에 독극물을 투약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 죽어가는 나무처럼 약기운에 자신을 방치하는 사람들.

그리고 죽은 나무를 대신해서 심어진 새 묘목처럼 죠를 대신해서 고집스럽게 보란듯이 살아남은 소년 개리.

순탄치 않은 과거를 지닌 중년의 남자와 불우한 가정의 십대 소년의 조합도 이제는 먹히는 코드인가 보다.

 케빈 코스트너의 <퍼펙트 월드>를 생각하면 어쩌면 스테디 셀러라 해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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