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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

[리투아니아생활] 리투아니아의 배우자 출산 휴가




리투아니아에서 길을 걷다 주중 오전에 이렇게 부부가 나란히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모습을 봤다면 유모차속의 아기는 태어난지 한달이 안된 신생아일 확률이 높다. 아직 스스로 앉을수도 없고 움직임도 적은 신생아는 요람 형태의 유모차속에서 고요히 잠이 들어있을테고 아이를 낳고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산모도, 유모차 끌기가 익숙하지 않은 남편의 움직임도 모두 조심스럽게 보일것이다. 유모차속의 아기가 왜 두 달도 아니고 세 달도 아니고 한달도 안된 신생아일 확률이 높을까. 바로 리투아니아의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과 관련이 있다. 출산한지 얼마안된 엄마가 휴가중인 남편을 집에 놔두고 혼자 유모차를 끌고 다닐 확률은 적으니 엄마 아빠가 나란히 산책을 한다면 아빠가 배우자 출산휴가를 쓰고 있을 확률이 높은것이다.(물론 부모가 둘다 휴직중이거나 구직중이거나 휴가중이거나 여러가지 경우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렇다.) 리투아니아에서는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의 남성 근로자는 아이의 출생 후 1달이 될때까지 출산휴가를 쓸 수 있다. 물론 출산 휴가 지원을 위해서는 최근 2년동안 1년 간의 근무기록이 있어야 하고 출산휴가 급여는 최소 144.67 유로에서 최대 1388.73 유로 한도내에서 한달 급여가 100% 지급된다거의 2년간을 프리랜서로 집에서 일하던 남편인데 공교롭게도 출산을 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쓰고 나자마자 농담처럼 취직제의를 받게 되었다. 함께 집에서 일하면서 육아도 할 수 있다는 꿈에 젖어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남편은 매일 출근을 하게 된것. 한달간의 출산휴가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물론 없으면 없는대로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흘러갔겠지만 다른 도와줄 이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와 익숙해지고 몸을 추스리는데 그 한달의 시간은 몹시 도움이 되었다. 한국의 산후조리문화가 그토록 강하게 뿌리를 내리게 된 이유야 여러가지이겠지만 그 중 하나는 아마 짧은 배우자의 출산휴가가 아닐까 싶다. 출산율을 높이려면 다른 복지예산을 늘릴게 아니라 배우자의 출산휴가기간부터 늘려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산후조리원에 쏟아붓는 가계지출도 줄어들것이고 태어난 아기와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쉬울테니깐.







 -리투아니아의 사회보험관리공단 공식 홈페이지 - 

-http://sodra.lt-


병가수당부터 시작해서 출산휴가,퇴직연금,사망연금 등 보험금 지급과 관련된 모든것을 신청할 수 있는 사이트로 세금을 내고 있는 리투아니아 국민이라면 모두가 이용하는 몹시 중요한 사이트이다. 최저임금이 올해 현재 325유로로 다른 서유럽 국가와 비교해서 턱없이 적은 리투아니아이지만 기본적인 복지는 잘되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어딜가나 월급이 적고 물가는 비싸고 생활이 힘들다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주어진 휴가를 정정당당하게 쓸 수 있고 적게나마 자신에게 지급되는 월급에 비등하는 복지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것은 어쨌든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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