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니우스 구시가지의 타운홀 계단은 앉아서 사람 구경하기 참 좋은 곳이다. 우리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에 관해서, 세그웨이 같은것을 타고 익숙하지 않은 몸짓으로 위태롭게 지나가는 그룹 여행자들과 잠시 여유가 생겨 정차를 해놓고 담배를 피우는 택시 기사들에 관해서 이야기 하곤했다. 그들과 우리 사이에 확보된 넉넉한 공간을 텅 빈 도화지 삼아 그들이 어디에서 이곳까지 흘러들어 어떤 기분으로 현재를 만끽하고 어디로 가고있는지에 대해 멋대로 상상하며 잡담하곤 하는것이다. 성수기에도 이곳은 생각만큼 붐비지 않는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마음에 드는 점이라면 이곳에 앉아서 사람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개학을 하루 앞둔 8월 31일, 잠시 계단에 앉아서 커피를 홀짝이고 있는 사이 하얀차 한대가 정차하더니 풍선들이 쏟아져 나왔다.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하늘 위로 날아가서 점이 되며 빛깔을 감추는 풍선들이 있다. 붉고 노랗고 알록달록 했던 풍선들은 옅은 회색빛 하늘과 어두운 지붕이 나눠준 딱 그 만큼의 색깔을 머금고 흔들거렸다. Balionai(발리오나이) 는 풍선을 뜻하는 Balionas의 복수형이다. 열기구 (Oro balionai) 와 가스통 (Dujos balionai) 을 뜻하는 단어에도 Balionai 가 들어간다. 가끔은 패딩점퍼를 가리킬때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하여 여성형 어미의 지소형명사로 바꿔 Balionke 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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