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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커피와 텅빈 기차



커피 마시고 점을 친다는 사람이 터키 사람들이었나? 커피점까지는 아니어도 혹시라도 커피가 사라져가며 아쉬워서 나에게 무슨 흔적이라도 남기지 않았을까 가끔 물끄러미 조금은 기대에차서 보게된다.  누르면 뭉개질듯한 조그만 방울 방울로 우유거품이 엉겨붙어 있을때도 있고 녹지않고 바닥에 남은 황금빛 설탕은 한두방울의 커피와 묘하게섞여 라이트박스 위에 그려진 모래그림처럼 보일때도 많다. 거품위에 흩뿌려진 시나몬 가루도 일회용 뚜껑에 옮겨붙은 거품과 시럽들도 어떤식으로든 자취를 남긴다. 잔밖으로 쏟아져 나온 커피들도 아직 입을 대지 않은 커피들도 하나의 완전무결한 그림이다.  어제는 오랜만에 텁텁한 커피가 생각나 빌니우스에서 가끔 마시던 식으로 갈아진 원두위에 바로 물을 부어 마셨다. 커피를 다 마시고 보니 멀리 산 너머 철교위를 오래된 기차가 증기를 내뿜으며 달리고 있었다. 구름인것도 같다. 내가 보려고 하는것만 보이는것인지도 모른다. 근데 저 기차는 혹시 곰스크로 가는 기차인가. 그 독일 소설에 보면 그렇게도 곰스크를 꿈꿨던 주인공이 곰스크로 가던 기차에서 잠깐 내렸다가 기차를 놓치고 왠일인지 곰스크를 꺼리고 우연히 내린 도시에 정착하고 싶어하는 부인과 그 도시에 남아 살면서도 한편으로는 계속해서 곰스크를 꿈꾼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왠지 저 커피 가루가 만들어낸 기차는 탑승객도 목적지도 없는 기차처럼 보인다. 곰스크란곳은 한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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