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adowland_2015)
영화를 보다보면 결국 모든 영화들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어쩌면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대해 내가 일관적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한편으로는 영화를 통해서 내가 건드리고 흔들어버리고 싶은 내 감정의 영역이란것이 어쩌면 아주 좁은 울타리에 갇혀 있는것도 같다. 그리고 영화가 어떤 소재와 주제를 다루든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것은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의 독창성에 있다는 기술에 관한 믿음때문에도 그렇다. 연달아서 본 두편의 영화 Meadowland 와 Arrival. 비슷한 소재와 주제의 영화인가 싶다가 너무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어서 일종의 쾌감을 느꼈다. 후자는 심지어 미스터리 SF 물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었는데 미확인 생명체를 다룬 영화중에 monster 나 District 9 만큼 신선했던것 같다. 하지만 큰 범위내에서 이 두 영화의 소재 역시 사랑과 상실이고 차이점이 있다면 전자는 갑자기 들이닥친 비극에 대한 것이고 후자는 준비하고 받아들일 시간이 주어진 비극에 관한 영화이다. 메도우랜드에는 좋아하는 여배우 올리비아 와일드가 나와서 큰 기대를 갖고 보기 시작했다. 기대한만큼 그리고 기대보다 좋았다. 영화를 보고 있자니 얼마전에 본 데몰리션속의 대사 하나가 생각이 났다. '남편이 부인과 사별하면 홀아비이고 자식이 부모를 잃으면 고아이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칭하는 단어는 없다' 라는 대사. 영화속의 사라역시도 순식간에 경험한 상실을 통해 자신이 잃어버린 형체없는 정체성과 한바탕 전쟁을 치룬다. 그 전쟁이란것은 '너 없는 세상은 생각조차 할 수 없어' 라는 문장을 더 이상 내뱉을 수 없는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이겨내야 하는 상황에 대한 통찰 같은 것이다. 이것은 가장 극단적인 가정법을 통해 우리가 재정립시키고자하는 가치를 향한 안도감의 표현이기도하다. 참 신기하고도 슬픈 말이다. 그 말을 할 수 있는 대상이 내 눈 앞에 있다면 여전히 세상속에서 그와 함께라는 그 사실만으로도 나와너란 존재는 의미를 가진다. 그런데 어느날 별안간 우리의 마음속에 '내가 살아갈 수 없는 종류의 세상' 이라는 테두리가 생겨나고 실제 그 세상에 속해버린다면 그것은 나도 없고 너도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뜬금없지만 스칼렛 요한슨 대신 올리비아 와일드가 공각기동대에 캐스팅 됐었더라면 어땠을까도 생각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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