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8시정도가 넘으면 부엌 창문 너머로 열기구가 보인다. 물론 비가 오지 않는 날에.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는다면 흐린 날도 열기구는 뜬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많게는 8개가 넘는 열기구가 동시에 뜬다. 오후 저녁에 빌니우스 하늘에서 열기구를 보았다면 오후 7시 정도에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빌니우스의 네리스 강을 옆에두고 대성당을 지나 우주피스 (Užupis) 지역을 휘감고 지나가는 도로 근처에서 올려다보이는 언덕, 얼마전 재건을 마친 바르바칸 성벽에서 내려다보이는 풀밭에서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근처를 찾았던 날에는 날씨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열기구 두대만 떠오를 채비를 하고 있었다.
특히나 이 열기구는 얼마전에 처음 등장한 형태의 열기구여서 가까이서 보니 반가웠다. 사실 전형적인 열기구 형태를 생각하면 그다지 예쁘지 않다. 모든 열기구들이 한편으로는 광고 수단으로 쓰이긴 하지만 이 열기구는 특히나 요거트 모양을 본떠서 만든거라 멀리서 봤을때는 신기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너무 크고 그냥 예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태를 잡는 동안 열심히 끌어당기시는 아저씨. 저 순간 무슨 생각을 하실까. 사진에 따라 열기구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바뀌어서 실제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떠오를땐 또 금방이다. 얼마간은 바스켓속에서 사진을 찍는 소리, 샴페인을 터뜨리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리고 이렇게 날아오르면 마치 손바닥을 벗어난 연등처럼 그렇게 작아져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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