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홍콩 여행 할 때 스스로에게 보냈던 엽서. 집을 비웠던 반년 동안 나의 집에 살아 줬던 친구가 실수로 짐 상자 속에 넣어서 가져 간 것을 며칠 전 슬며시 우체통에 다시 넣어주고 갔다. 친구가 얘기 해주지 않았으면 엽서를 보낸 사실 조차 그냥 잊고 지나갈 뻔했다. 어딘가로 여행을 가면 나처럼 엽서를 곧 잘 보내오던 친구였고 나도 그녀에게 그러곤 했는데 내 집에 살아 주고 있는 친구에게는 왜 엽서를 보내지 않았던걸까. 혹시 이 엽서를 발견하고 자신한테 온 것인줄 알고 기뻐했던것은 아닐까 살짝 미안해진다. 그나저나 내가 보내 온 엽서는 우체통이 가득한 엽서였다. 내가 사는 빌라 우체통도 이 우체통 만큼 허름했던 러시아 알파벳이 칠해진 것이었는데 서울에서 돌아와보니 벽 색깔도 우체통도 빌라 현관의 열쇠도 다 바뀌어져 있어서 생소했더랬다.
반응형
'Tra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헝가리 센텐드레의 체스 상자 (4) | 2017.12.28 |
---|---|
홍콩 하늘 (1) | 2017.09.18 |
첵랍콕 공항에서 (3) | 2017.09.16 |
바르샤바의 휴일 아침 (7) | 2017.08.08 |
크라쿠프의 어떤 광고 (4) | 2017.08.07 |
루카 Lucca 의 어떤 창문 (1) | 2017.08.03 |
이문동 분식집 지나치며 (6) | 2017.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