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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y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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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ypt 04_끽연중의 남자 Alexandria_2003 사막 도시 시와로 가기위해 알렉산드리아에서 밤 버스를 타고 도착했던 마르샤마투르. 새벽에 도착해서는 두시간 정도 쌀쌀한 기운을 느끼며 기다려야했다. 다행히 카페를 겸한 대합실이 있었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없었지만 달짝찌근한 민트차를 팔았다. 도시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마르스마트루, 마르샤마르투 등등 여러번 검색해야했다. 잊어버릴것 같지 않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을 겨우겨우 기억해내고 나면 멈칫해진다. 얼마나 많은것들을 잊고 있는줄도 모르고 잊어버렸을까. 대합실 바닥을 배회하다 발밑까지 와서 두리번 거리는 고양이 얼굴까지 죽을때까지 기억할 수 있을것 같던 순간들이었는데.
Egypt 03_그림 그리는 소녀 Alexandria_2003 14년도 더 된 일이니깐 그림을 그리고 있던 소녀는 화가가 되었거나 미술 선생님이 되었거나 그림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얼마후에 알렉산드리아의 그레코로만 박물관은 무너졌는지 어쨌는지 리노베이션에 들어갔던걸로 알고 있다. 장소를 이전했는지 그 자리에 그대로 재개관을 한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레코로만 시대의 저 조각은 아마 저 묵직했던 대리석 위에 그대로 놓여 있을거다. 지금의 그녀가 무엇인가에 상관없이 저 소녀도 저 조각앞에 서면 내가 그러하듯 14년전의 그날로 돌아가 생각에 젖을 것이다. 박물관속의 피사체들은 그들이 과거에 어떤 의미였고 그것이 지금 의미하는것은 무엇인지 대해 늘상 이야기하지만 살아있는 우리의 본질은 ..
Egypt 02_Siwa Siwa 2002 (발끝이 시와를 향하고 있다면 돌돌말린 줄자 하나 정도는 준비해도 좋다. 더 질긴 졸음이 밀려들기전에 게으름의 두께를 재어야 하므로...아침에 눈을 뜨면 떠오르는것들. 내다 버리고 싶은 건초더미 같았던 시와의 오후들...갈라진 진흙벽 틈으로 빨려들어가던 습관적인 의지들...시간이 미친듯이 흘러간다...지금 이 피곤한 아침도 이제 곧 어제가 되고 더 오랜후엔 눈뜨면 떠오르는 그리운 과거가 되겠지. 20050911)
Egypt 01_지중해 카페 Alexandria 2002 알렉산드리아의 어느 쓸쓸한 카페. 돌이켜보니 이집트 여행 자체가 쓸쓸했다. 아마도 헤어지는 인연이 흘리는 슬픈 예감 때문이었겠지. 지중해라는 넉넉한 침묵의 소유자를 단골 손님으로 가진. 때가 되면 풍로에 불이 켜지고 습관처럼 해넘어가는 시간을 이야기하던곳. 설탕에 커피를 부어 넣은 듯 달디 달았던 커피. 한번도 본 적 없다 생각했던 분홍빛 일몰.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 가는 길목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던 그 곳.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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