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huanian Language2017.07.22 09:00



빌니우스의 타운홀을 바라보고 섰을때 북쪽의 오른편에 자리잡고 있는 이 건물은 빌니우스의 컨템포러리 아트 센터이다. 고풍스럽고 단아한 건물들이 어깨 겨루기를 하는 구시가지 내에서 단연 세련되고도 모던한 건물을 꼽으라면 아마 이 건물이 될텐데 이 건물도 알고보면 지어진지 50년이 된 오래된 건물.  Vokieciu 거리의 초입에 자리잡아 얼마간 이 거리를 휘감아 들어가는 이 건물의 1층에는 '맛' 이라는 이름의 한국 식당도 있다. 아마도 빌니우스의 유일한 한국식당이지 않을까 싶다. 이 식당에서 음식을 먹어본적은 없으나 간혹 지나칠때면 한복을 입은 리투아니아인이 서빙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리투아니아어로 예술은 Menas 이다. 예술가는 Menininkas (Menininkė). 센터를 꾸미고 있으므로 2격을 써서 Meno 로 격벽화가 된다.  남성어미 -as 는 -o 로 변형이 된다. 이 건물의 벽에는 예술가에 대한 그럴듯한 문구가 하나 적혀있는데 언젠가 썼던 글을 링크하자면 여기. (http://ashland11.com/299)




모든 성자들의 교회쪽에서 타운홀을 향하는 그 북쪽의 거리(Rūdininkų)에서 걸어오면서 보이는 풍경. 못 구조물 옆에 쓰여진 ŠMČ 는 컨템포러리 아트 센터의 약자이다. 리투아니아어의 알파벳을 읽을때는 겹치는 알파벳이 여럿 있음에도 영어의 알파벳을 읽을때와는 좀 다른다. 에이비씨디가 아니라 아베쩨데 라고 시작하는식. 그런식으로 이 건물의 약자는 '에스엠씨'라고 읽지 않고 '셰메쩨' 라고 읽어야 한다. 빌니우스인들이 이 장소를 말할때 Šiuolaikinio meno centras 라고 말하는 이는 아마 거의 없을것이다. 그냥 셰메쩨에서 만나자고 한다. 건물의 1층에 독립된 공간의 노천 카페가 있어서 주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2017.06.18 09:00



물을 좋아하지 않아서 물과 함께 있을때 자유로워 보이는 사람들이 부러울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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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04.04 04:58

 



벌써 160년째 벌을 서고 있는 아틀라스를 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것이 항상 얼마나 미안하던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그 자리에.  오늘 구시가지를 걷는 내내 6개월동안 변한것과 변하지 않은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오래된 건물 하나는 엎어졌고 집 앞 마트에는 우체국이 들어섰다. 그리고 그는 60년후에 내가 죽은 후에도 이 자리에 있겠지. Stiprybė 스티프리베. 이 단어가 이렇게 잔혹하게 느껴진적이 없었다. '힘내, 아틀라스' 애정어린 격려의 메세지라기 보다는. '강인해져. 넌 버텨내야되. 넌 항상 그랬으니 앞으로도 그래야지' 라는 강요의 메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그랬다.


Stiprybės 는 복수형이다. 힘, 강인함, 강점 등등의 뜻이 있다. ė 로 끝나는 여성형명사에는 아름다운 단어들이 많다.  안식, 공허, 나약함, 무지개, 태양, 별,  사랑, 행복, 먹는 배, 등등등.








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5.07.22 03:32




1963년부터 50년 넘게운영되고 있는 빌니우스의 토종 극장. 스칼비야. 제발 문닫지 않고 오래도록 남았으면 하는 빌니우스의 몇몇장소 중 하나이다. 극장 프로그램을 식당에 가져다 놓아도 되냐는 부탁에 동의한 이후로 매월 초 부클릿과 함께 우리 직원들을 위해 두세장의 초대권도 함께 가져온다. 개인적으로는 보고싶은 흑백영화가 있을때 초대권을 가져가서 보는편인데 식당의 어린 아르바이트생들은 주로 어떤 영화를 보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주로 비주류, 비상업적인 영화들인 경우가 많은데 보기힘든 리투아니아의 옛날영화라든가 외국 문화원이나 대사관과 연계해서 특정 감독의 회고전을 열기도 하고 매년 9월이면 빌니우스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개최하며 얼마전에 폐막한 국제 영화제 '키노 파바사리스 Kino Pavasaris' 의 프로그램을 상영하는 지정 극장이기도 하다.





초대권은 2인 무료 티켓인데, 이렇게 매월 집으로 가져오면서도 깜빡하고 못써버린 경우가 많다. 보고 싶은 영화들은 일요일에 상영하는 경우가 많고 일요일은 외출을 삼가고 집에 있는 경우가 많으니 이런 저런 이유로 매번 초대권을 버리게 되었다. 지난 5월, 우연처럼 크라이테리온 콜렉션에 올리비아 아사야스의 베스트 무비 리스트가 올라왔고 펼쳐본 부클릿에서 가까스로 5월의 마지막날에 상영하는 그의 영화 <Cloud of Sils marija> 를 발견했다.






극장의 겉모습은 뭐랄까. 겉모습에서 짐작되는 내부의 모습은 뭐랄까. 헐리웃 영화에 나오는 그런 작은 극장들. 예를 들면 <위플래쉬>에서 마일즈가 드나드는 그런 극장.. 아니면 <트루 로맨스>에서 크리스챤 슐레이터와 패트리샤 아퀘트가 만나는 그 극장.. 아니면 <레인 오버 미>에서 아담 샌들러가 드나드는 그런 극장.. 왠지 아무런 관람객없이 나혼자 온전히 스크린을 차지할 수 잇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주는 그런 극장들 말이다.





빌니우스의 네리스 강변, 버스 정류장 뒷편에 자리잡은 극장.







아무도 없을거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영화를 보기전에는 설마 매진이어서 자리가 없으면 어쩌지 하는 말도 안되는 걱정을 하게 되고 결국은 상영보다 훨씬 일찍 가서 표를 바꾸게 되지만 결과는 역시나 회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팔린 표. 100석도 안되는 좌석에서 맥도날드에서 사간 햄버거를 숨죽여 먹으며 영화를 본다. 







스칼비야 극장내에서 운영되는 조그마한 카페테리아. 'Planeta'  간단한 와플과 음료를 판다. 음식을 직접 조리할 수 있는 라이센스는 없어서 그냥 데우거나 아주 간단한 조리만 가능한 식당. 팝콘이나 빅걸프 같은 콜라를 사들고 극장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가 시작되기전 따끈하게 커피를 마시거나 와플 냄새를 맡으며 구비되어 있는 옛 잡지를 읽기에 적합한 작은 공간.







플라네타에서 바라 본 바깥 풍경. 








겨울이면 두꺼운 외투나 코트를 걸어둘 수 있는 공간.






젊은 이자벨 위뻬르와 제라드 드빠르디유의 6월의 기대되는 상영작. 이었지만 이미 7월의 중순을 넘겨버린 지금.  당분간은 극장에 갈일은 별로 없을것 같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2015.05.10 22:06






우리집 침실은 서향이지만 침실 건너편 호텔의 유리창과 스테인리스 스틸 외장재 때문에 반사된 빛에 아침이면 운좋게도 햇살을 느끼며 깨어날 수 있다. 리투아니아의 기후가 전반적으로 흐리고 겨울이 길다는것을 감안하면 남향집이라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적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섬머타임을 기다리고 햇빛을 기다리게 된다. 겨울이 좋아 봄을 기다리지 않던 나 역시도 리투아니아 생활 7년째에 접어드니 따스한 봄을 기다리게 된다. 리투아니아의 봄은 아주 서서히 약올리듯이 다가온다.  한국의 봄처럼 갑자기 여름 날씨가 되어 사람들의 옷차림이 급격히 바뀌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일교차가 크니 낮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도 머플러나 자켓없이 집을 나서는것은 위험하다. 그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변덕스럽게 바뀌는 봄 날씨 속에서 짧은 여름의 절정을 기다리게 된다. 날씨가 좋은 주말은 그래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늦잠을 반납하고 그 기분좋은 햇살을 느끼며 일찍 일어나게 된다. 도로변에 위치한 집이라 넉넉한 차량 소음은 이곳 역시 도시임을 상기시키지만 주말, 특히 오늘 같은 일요일의 이른 아침은 고요하다. 아직 졸음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보통은 내가 먼저 일어나서 달그락 거리지만 확실히 햇살은 신통한 놈인가보다. 먼저 일어나서 커피를 만드는 남편에게 아직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아침으로 크레페를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말했다. 남편이 나보다 월등하게 잘하는 일 중의 하나라면 바로 크레페를 만드는것.




 





날씨가 따뜻해지니 딸기와 블루베리같은 과일류를 기다리게 된다.  한국의 봄의 봄나물처럼 리투아니아에 여름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가장 극명한 음식이라면 그런 과일들.  딸기철이 되고 블루베리,커런트, 산딸기 같은 과일들이 숲속에서 범람하면 보통은 제철 과일 한 두번 먹는 재미로 끝이지만 좀 부지런한 사람들은 아마도 잼을 만들고 즙을 짜고 버섯을 말리며 겨울을 대비할것이다. 끓이고 식히고 담고 저장하는 과정이 귀찮은 사람들은 그냥 과일을 설탕과 함께 짓이겨서 냉동시킨다.  그 마져도 귀찮은 나같은 사람들은 그냥 필요할때마다 냉동된것을 사서 전날 꺼내놨다가 조금의 설탕을 가미해 먹는다. 얼린 딸기는 통째로 샴페인에 넣어서 마시면 맛있다. 얼린 베리들은 갈아서 스무디나 칵테일처럼 먹을 수도 있고 말이다. 적당한 잼이 없거나 시중의 잼이 너무 달면 이렇게 금새 녹여 팬케잌에 넣어 말아 먹으면 맛있다.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면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주인공의 형이 마지막 먹을 음식을 고르는 장면이 있다. 형이 부탁한것은 아버지가 만들어준 블루베리 팬케이크. 내 기억이 맞다면 우리가 먹을거 없을때 고추장에 밥 비벼먹듯 서양에서는 그만큼 흔히 자주 만들어 먹는 음식일거다. 밀가루만 있으면 뚝딱 만들 수 있으니 그리고 자주 먹었으니 그 맛을 정겹게 기억했던거겠지.








한국의 찬장을 열면 항상 보이는것이 간장과 참기름이듯 그래서 간장밥을 내가 남편보다 맛있게 비빌 수 있는것처럼

어릴때부터 엄마가 뚝딱 만들어내는 팬케잌을 간식으로 먹는 이곳 사람들보다 제대로 된 반죽을 만들기란 힘들것 같다. 이도저도 없으면 얇게 부친 반죽에 설탕만 뿌려 먹기도 한다. 아니면 메이플 시럽이나 아가베 시럽 같은것도 괜찮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