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니우스'에 해당되는 글 37건

  1. 2017.10.19 Vilnius 57_햇살은 신상 (4)
  2. 2017.10.14 Vilnius 55_발 있는 새 (4)
  3. 2017.10.02 누군가의 커피 2 (3)
  4. 2017.09.23 누군가의 커피 (4)
  5. 2017.09.06 빌니우스 마트의 생강청 (1)
Vilnius Chronicle2017.10.19 08:00



휘둥그레진 모두의 눈빛을 쏘아보며 포장도 채 뜯지 못한 햇살이 그렇게 지나갔다. 10월의 처음이자 마지막 태양일지도 모른다. 오래된 건물은 조금 새 것이 되기도 하지만 흐리든 화창하든 날씨는 항상 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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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10.14 08:00



주말에 큰 도매 시장에 다녀왔는데 바다를 꿈꾼 것 같다.  갈매기가 되고 싶었던 까마귀는 아니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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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offee2017.10.02 08:00




농축된 인스턴트커피 속에서 거침없이 녹아내리는 빙하들은 혀를 데일 위험이 없는 상냥한 온도의 커피를 남겨놓고 사라지곤 한다. 한 꺼풀 한 꺼풀 시간을 두고 덧입혀지는 옷들은 좀 더 웅크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안고 서서히 겨울을 맞이한다. 겨울은 생각만큼 급진적이지 않다. 오히려 앙칼진 바람은 아직 난방이 시작되지 않은 이 시기의 방구석으로부터 불어온다. 자비롭지 못한 것은 한겨울의 눈보라라기보다는 인기척 없는 한밤중에 정체되어 있던 10월의 실내 공기이다. 언제나 좀 더 쌀쌀맞은 것은 스카프를 잊은 초가을이고  장갑을 포기한 늦봄이다. 겨울은 결백하다. 겨울의 유배지는 그래서 겨울 그 자신이다. 10월의 방구석은 아직 늦여름에 멈춰져 있는 잠옷을 탓한다.  서랍 깊숙한 곳에서 겨울 니트를 꺼내 입는 성실함은 외출할 때에만 슬금슬금 기어 나온다.  정오를 넘어서도 재채기가 그치지 않을 때  잠에서 깨어나 무심코 마룻바닥에 내디딘 아침의 맨 발을 마음속에서 흘겨본다. 세수 안 한 얼굴이어도 곧 외출해야 할 것 같은 차림으로 입고 있어야 그나마 한기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요즘.  카페의 야외 테이블들도 이제 곧 자리를 감출 것이다.  머지않아 양 손바닥으로 커피잔을 감싸 쥔 사람들의 모습이 향긋한 기체가 되어 유리창 밖 거리거리 사람들의 콧잔등을 간지럽힐 것이다. 아직은 조금 따뜻할 것 같은 누군가의 커피잔, 커피가 좀 더 맛있어지는 계절이 조금씩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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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offee2017.09.23 08:00



어느 일요일 오후, 집을 나서서도 한참이 지나서야 카드를 놔두고 나온 것을 알게 되었다. 현금 카드랑 마트 카드만 들고 마트에 갈 때가 많다 보니 쓰고 나서도 종종 다시 지갑에 집어 넣는 것을 깜박하는 것이다.  자전거를 잡아 타고 대성당 근처에 내려서 어느 상점 계산대 앞에 섰을 때에야 동전도 카드도 없어서 오늘의 나는 커피 한 잔도 사 먹을 수 없겠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동전을 탈탈 털어도 1유로가 모아지지 않았다.  누군가가 마신 이 커피 사진들은 그 날 집을 나와서 걷다가 자전거를 타기 직전 찍은 사진이다. 빌니우스의 모던 아트 뮤지엄 건설이 한창인 그 거리의 자전거 스탠드 앞에 카페 세 곳이 줄지어 서있다. 이곳의 이런 풍경들은 기분 좋은 질투심을 불러 일으킨다. 누군가가 마시고 간 커피 만큼 아직도 커피를 마시지 않은 우리를 각성하는 카페인은 없는 것이다.  





셋 중의 두번째 카페의 커피 잔. 좋아하는 색깔. 기본 3색도 흑도 백도 아니지만 완전하다 느껴지는 색.  비가 잦은 빌니우스에서 이런 야외 테이블의 의자들은 보통은 비가 고이지 않도록 테이블 가장자리에  이마를 댄 채 비스듬히 세워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의자들을 곧추 세워 놓고 받침 위에서 미세하게 달그락 거리는 커피잔을 들고 밖으로 나와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고 있던 커피의 결이 경사진 바닥 위 테이블의 10도 남짓한 각도를 감지하고 얄궂게 넘쳐 흐를 때,  쏟아 넣은 설탕이 불어오는 바람을 붙잡고 서서히 녹아 들어갈 때,  커피가 땅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그런 친절한 진동을 감내하는 순간은 그것이 나 아닌 누군가의 커피여도 가슴 한 켠을 따뜻하게 한다.  그날 나는 결국 집으로 돌아와 카드를 챙겨서 다시 나갔다. 내가 마신 오후의 빈 커피잔도 얼마간은 테이블 위에 머물러 있었기를. 그리고 얼마 후에 또 다른 내용의 커피를 담고 나의 그것과는 다른 햇살과 바람을 마주했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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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Food2017.09.06 08:00



리투아니아에서도  감기 걸릴 기미가 보이면 생강차를 끓여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은 그냥 생강을 얇게 썰어서 꿀과 레몬과 함께 타 먹는 식이다. 리투아니아 음식에 생강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고 해도 좋지만 생강과 시나몬 향이 진하게 밴 크리스마스 쿠키는 익숙한 음식이다.  반죽을 얇게 밀어서 크리스마스 트리나 동물 모양처럼 만들어 굽는다. 따뜻한 크리스마스 와인과 먹으면 맛있다. 마트에 생강이 거의 항상 있지만 항상 쓸만한 생강인것은 아니다. 구부려뜨려보면 별 저항없이 구부러진다던가 심하게 상해있던가 바싹 말라있다던가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새는 그래도 단단하고 건강하게 생긴 적당히 수분이 함유된 괜찮은 생강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주 오래전에 한번은 생강차를 담궈보겠다고 했다가 설탕을 아낀건지 생강 자체가 너무 물기가 없었던건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얼마전에는 마트 잼 코너에서 못보던 생강잼을 발견했다. 그것은 빌니우스의 마트에 파는, 한국 생강차와 매우 유사한 덴마크 생강 스프레드. 이 잼도 역시 새로 등장했던 제품이었고 할인중이었고 다른 리투아니아 잼들보다는 조금 비쌌지만 샹달프 잼보다는 조금 쌌다.  빵에 발라 먹을 색다른 생강 스프레드를 생각하면서 집어왔다. 그런데 이 생강 스프레드는 상당히 제대로 만든 식품이었다. 한국에서 유행처럼 만들어 먹던 그 무슨 청 무슨 청 하는것들, 생강청이라면 이런 모습이지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나는 목이 따끔거리려 한다거나 코를 훌쩍거릴 기미가 보이면 이것을 그냥 두 스푼 정도 넣어 타먹는다. 그러면 몸이 점차 따뜻해지고 얼굴 언저리의 불편해지던 느낌들이 조금씩 사라짐을 느낀다.  첨가물이 많았더라면 물에서 잘 으깨지지도 않을뿐더러 기름 같은 이상한 부유물같은것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것은 집에서 만든 묽은 잼을 물에 타먹을때처럼 매우 순순히 잘 풀어졌다. 컵 아래에는 잘게 잘린 생강편들이 소복히 가라앉는다. 다 마신 후 씹어 먹으면 맛있다. 마트에 계속 팔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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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