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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n Language

리투아니아어 85_백과사전 Enciklopedija

 

 

 

'나의 첫 백과사전'이라는 책. 어린이 도서관에 있는 이런 책을 가끔 빌려온다. 한 번도 접할 기회도 말할 기회도 없어서 어떤 때는 알면서도 말할 수 없어 돌려돌려 설명해야 하는 단어들이 예상보다 참 많은데 예를 들면 양서류, 자전축, 홍채 뭐 그런 것들. 이런 책에는 초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그런 기본적인 단어들이 삽화와 함께 총망라되어 있으니 지루하지 않게 기억을 환기시킬 수 있어 좋다. 약국이나 서점의 세일 상품 전단지와 더불어 비일상적인 단어들의 보고라고 할 수 있겠다. 

 

백과사전을 뜻하는 단어를 리투아니아어로는 '엔찌클로페디야'라고 읽는다. 그리고 이 단어를 볼 때마다 나문희와 이제훈이 나왔던 '아이 캔 스피크'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나문희가 동사무소 직원인 이제훈에게 영어 과외를 해달라고 조르는데 그 제안이 영 내키지 않는 이제훈은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수를 쓴다. 영단어 받아쓰기를 해서 일정 점수가 안 나오면 과외를 해주지 않겠다는 꼼수인데 그래도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해왔다고 나름 자신만만한 나문희를 사무실에 앉혀놓고 책장에서 두꺼운 백과사전을 꺼내 들고는 이런 대화가 시작된다.

 

이게 뭐죠? / 사람 무시하네. 북이지 북 / 무슨 책이냐구요?/ (조금 움츠러들었지만 여전히 당당한 나문희) 사전? 딕셔네리? / 그건 일반 사전이고요. 이건 백과사전이죠. 백과사전이 영어로 뭐죠?/ (멈칫하기 시작하는) 원.. 헌드레드 딕.. 셔네리..?/ (이런 단어를 할머니가 알리가 없겠지만 이것은 너무 기본적인 단어인데 이런 것도 모르니 영어 과외는 물 건너갔다는 듯 통쾌하고 결연한 어조로 또박또박)인.싸이클러.피이.디이.아!

 

비슷하게 생긴 단어가 많지만 발음 방법이 다른 리투아니아어 때문에 가끔 영어 단어를 엉뚱하게 발음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백과사전을 영어로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이제훈을 통해서 알게 된 셈이다. 엔찌클로페디야는 인싸이클로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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