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월17일. 14년전 인도행 비행기에 오르던 날짜이다. 홍콩에서 델리행 비행기로 환승을 하며 짐도 자동적으로 옮겨진다는것을 망각한채 내 짐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으로 꽁꽁 얼어 붙었었던 철없던 그 시절, 처음 번 큰 돈으로 처음 떠난 여행. 따지고보면 하루하루의 날짜는 일년이라는 촘촘한 그물망에 가두어 놓고보면 365분의 1이라는 적지 않은 확률을 뚫고 우리의 기억에 남는다. 조금 더 낡고 헐겁고 성근 평생이라는 그물망속에서 그 하루가 어느 정도의 확률을 뚫고 우리에게 왔는지는 죽기전까지는 알기 힘들다. 80세 정도의 평균수명을 고려해보면 29200분의 1의 확률. 살아 온 날을 세어보면 대략 12500분의 1이라는 확률에 들어맞아 내 뇌리에 남게 된 그 날. 그렇게 점점 틈이 커지는 기억의 그물망속에서 살아 남고 또 살아 남아 플랑크톤만하던 의미는 어느새 작은 고등어 한마리 정도의 크기가 되었다. 기억과 의미는 반비례 그래프를 그리며 새로운 사람, 새로운 경험 혹은 영감이라는 변수를 만나며 물결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다시 한번 인도에 가보고 싶은 이유는 아마도 점점 더 흐릿해지며 곤두박질 치는 기억들을 모눈종이 밖으로 끌어 올려놓고싶기 때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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