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이 부활절.
일요일이 부활절이고, 통상 부활절 다음날도 법정 공휴일이라 주말을 끼고 거의 4일 연휴가 이어졌다.
토요일에 잠깐 일을 했어야 해서, 토요일 오후가 되서야 버스를 탔다.
터미널 주변에는 개인봉고로 약간 싼 가격으로 사람을 실어나르는 사람들이 포진하고 있는데,
불법이라서 경찰 눈치보느라 호객행위를 적극적으로 하진 않는사람들이다.
멀뚱멀뚱 서있는 사람들한테 다가가서 혹시 "대구?"
하면 "아니 우린 대전가"라고 말하는 그런식.
혹시나해서 찾아봤는데, 2분전에 사람 둘만 태우고 사실상 빈차로 출발한 차가 있다고 동료(?)가 말한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을 태우는게 타산이 맞는지라, 전화를 하면 아마 돌아올거라 한다.
정말 다시 터미널로 되돌아오는 봉고차. 거의 집앞에 내려주시고는 거스름 돈은 맥주나 사먹으라며 돌려주셨던 아저씨.
돼지비계와 양파를 다져넣어 만드는 빵.
돼지비계란 결코 먹지 못할 음식이 아니란걸 가장 맛깔스럽게 증명하는 간식이다.
반죽 일부가 남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남은 빵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른 빵에 들어갈 재료는 계피와 설탕으로 버무린 코티지 치즈 (Varškė)
리투아니아인의 식생활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코티지 치즈이다.
나는 주로 배고플때 마멀레이드랑 섞어서 그냥 퍼먹는데,
밀가루반죽해서 크레페처럼 말아먹거나, 만두속처럼 넣어서 끓여먹는게 일반적이다.
계란을 바른다.
잘 구워졌을까. 우유랑 먹으면 맛있겠다.
한국의 소반
닭 요리때문에 닭을 삶아야했는데 그걸로 맛있는 육수를 끓였다.
돼지비계빵만과 먹기에는 다소 느끼한 구석이 없지 않아있다.
코티지치즈로 만들고도 반죽이 더 남아서,
냉장고에 있던 블랙커런트 잼을 얹어서 반죽을 다 썼다.
뭐 한입 두입이면 끝나는 빵이긴 했지만 부엌을 오며가며 아무튼 저 많은 빵을 삼일동안 다 먹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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