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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Berlin 08_잠시 드레스덴에서 02_토끼님과 보위와 로스코

 


베를린에서 드레스덴으로 연두색 플릭스 버스를 타고 나와 함께 이동하여 다시 프라하로 그리고 한국으로 토끼님 손을 잡고 돌아간 이 친구들.  내 품을 떠나기 직전에 토끼님의 주스 옆에서 자비롭게 포즈를 취해주었다.  이들은 유태인 뮤지엄에  갔을때 산 로스코 엽서와 드레스덴 가기 바로 전날 패브릭 마켓에서 가까스로 만난  데이빗 보위가 프린트된 타일이다.   유태인 뮤지엄 기프트 샵에 로스코 엽서가 여러 종류 있었지만 이 한 작품만  집어온 이유는 파리 지하철역에서 발견한 단 한 장의 로스코 엽서처럼  이번 베를린 여행에서도 한 장만 데려가는 원칙을 고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색감의 로스코 그림은 사실 본적이 없기도했고 이미 그때부터 토끼님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것인지 똑같은 엽서를 두장을 사는 바람에 한장을 드리고도 로스코는 나에게도 고스란히 남았다. 이번에 한국에서도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로스코를 세번씩이나 봤는데 한번은 초등학생 조카의 티셔츠속에서 한번은 리움 미술관에서 한번은 경복궁 옆 카페에서였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베를린에서 다시 만난 로스코. 이 화가를 향한 남다른 애정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손바닥 만한 엽서속의 그를 처음 접하고 며칠 후 퐁피두에 가서 실제 작품을 봤을때 먹먹하게 억누르던 감흥이 지금까지도 계속 그를 기억하게 하는것 같다. 데이빗 보위는 베를린에 가기전부터 관련 엽서나 음반이든 뭔가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하나도 눈에 보이지 않다가 드레스덴 약속이 정해지고 아침에 버스표를 끊고 아..보위가 그려진 뭔가를 찾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던 와중에 몇시간후에 거짓말처럼 눈앞에 나타났다. 토끼님은 보위를 사랑하신다. 보위는 곧 성인으로 추대될지도 모른다. 이미 그런지도 모른다. ㅋ 진열되어있던 타일은 모서리가 깨져있었는데 다행히 보관중인 여분의 타일이 있었다. 나름 이른 아침이었기에 장사의 개시를 도와준것 같아 기뻤다. 타일을 파는 남자는 종이로 포장을 하고 돈을 받더니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물건을 나에게 이미 준 줄 알고 착각했던것이다. 그럴땐 달라고 하기 미안해진다. 남자도 겸연쩍어했다. 이미 세상을 뜬 두 거장들은 세상 여기저기를 여행하다 이제는 냉장고 문위의 먼저 도착한 친구들 곁으로 그리고 경건하고 적막한 교회 성소같은  선반 한켠에 놓여졌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죽어서 누군가의 가슴 한켠에 남는다면 아마 삶의 소임을 다했다는 증거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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