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as 라는 리투아니아 식당 체인이 있다. 동네에도 한 군데 있고 보통 대형 쇼핑몰이나 멀티플렉스 같은 곳에 입점해 있고 관광객이 가장 많은 대성당 근처에도 몇 군데 있다. 나쁘지 않고 너그럽고 평균적인 리투아니아 전통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이 식당에 가면 된다. 동네에 있는 이 식당은 한적한 주택가에 차가 별로 다니지 않는 도로에 주차공간도 확보하고 있어서 만나서 진지한 이야기를 할 목적의 30, 40대 정도의 빌니우스 사람들이 정말 자주 간다. 정말 그런 사람들이 보통 앉아 있다. 남자셋이 차에서 내려 똑같은 커피 세잔을 주문하고 한시간 가량 뭔가를 열심히 이야기하다 마치 피타고라스 정리에 견줄만한 결론이라도 얻었다는듯 다같이 악수를 하고 한명이 시동을 걸고 있을때 다른 한명은 계산을 하고 한명은 화장실에 다녀오는 그런 풍경, 목에 사원증을 걸고 있는 여자가 담배를 피우며 메뉴판을 뒤지다 멀리서 주차하고 내리는 친구를 보자마자 급하게 담배를 끄고 일어나서 포옹하는 그런 장면들이 일반적인 곳이다. 이 날 나는 또 목이 따끔거리고 약간의 코감기로 머리에 물이 차오른듯 무거워진 상태였다. 꿀이 함께 딸려 나오는 차들이 있었지만 차는 마시고 싶지 않고 메뉴에 생강 커피가 보여서 주문했다. 사실 Doro 라는 이름이 붙는 커피들은 별로 맛이 없다. 그들 특유의 맛이 있다. 그 맛이 그리워질때도 있지만 그것은 어찌됐든 짐작 가능한 맛이고 상상력을 제한하는 맛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강 커피는 맛있었다. 생강은 그런것인가 보다.
Coffee
생강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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