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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Jane Wants a Boyfriend_William Sullivan_2015


Jane wants a boyfriend_2015



남자친구가 있고 싶지 않은, 남자친구가 있지 않고 싶은, 남자친구가 없고 싶은 영화 속 여주인공은 흔하지 않은데.  '배고플 땐 라면먹자' 식의 이런 제목을 당당하게 붙이면 뭐라도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았다 . 사실 포스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이퍼텍 나다 같은 곳에서 상영할 것 같은 느낌.  따끈따끈한 크라이테리온 타이틀 같은 느낌. 물론 일반적인 로맨틱 영화 팬들을 흡수하기에도 잔잔한 저예산 영화 팬들을 홀리기에도 뭔가 한 방이 모자란 영화이지만 유쾌하게 공손한 마음으로 보았다. 공손한 마음이라는 것은 주인공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가짐이다. 영화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까 누가 제인인지를?  불투명 스타킹 위에 양말을 덧신고 방울 달린 신발을 신은 저 여자아이를 남자친구가 있기 힘든 제인으로 설정했음이 분명하다. 조금 독특하고 괴상하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들이 항상 더 매력적이라 느끼고 그런 이들이 그런 이들을 사랑해줄만큼 또 독특하고 간단치 않은 파트너를 지니는 것에 대한 약간의 판타지가 있고 대리만족을 느낀다. 하지만 영화속에서의 희한한 이들이란 보통은 집단의 편견속에서 투쟁하고 그럼에도 영화가 해피엔딩을 지향한다면 그를 포용하는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이 영화도 그런 규칙을 벗어나지 않지만 영화가 지루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아마도 질척한 자기연민을 최소화 했기때문에. 






제인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연극배우 언니가 속한 극단의 의상을 담당하는 바느질 하기 좋아하는 여자아이이다.  제인은 별다른 문제 없이 생활해 나갈 수 있을만큼 정상적이지만 그녀는 결국 '완전히 정상적인', 일반적인'의 범주에 비교당하며 '어쩔 수 없이 비정상적인'이라는 주변의 프레임 속에서 허우적거린다.  포스터의 제목 아래 부제처럼 붙은 'Not your neurotypical love story' 는 하나의 냉소이다.  이 쪽 세상에서 바라보는 저 쪽 세상, 비정상적이라고 여겨지는 저 쪽 세상에서 바라보는 반대편의 세상 역시 하나의 범주로 묶이기 시작하면 그 역시도 얼마나 많은 결함을 지니고 있는가.  소파를 뒤집어쓰고 하루종일 똑같은 옛날 영화를 보며 대사를 따라 한다고 해서 그들을 이미 정상적인 무리에 섞일 수 없는 부류로 판단지어 그들을 마치 죽을때까지 할당된 인생의 패턴을 벗어날 수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며 행동하는 것, 특히 그것이 가족이라는 최소한의 사회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로부터 행해진다면 그런 행동이 한 사람으로부터 얼마나 어마어마한 행복의 잠재력을 앗아갈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영화.  







그것은 분명 특정 신드롬을 앓고 있는 의학적인 진단을 거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요리사 잭 역시 항상 파티에 새로운 일회성 파트너를 데려오고 정상적인 이성관계를 이어가지 못하는 '너가 그러면 그렇지' 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방탕하고 진지하지 못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는 그 자신을 그런 편견없이 대하는 제인에게 호감을 갖는다. 마냥 달콤하기만한 설정이지만 그래도 좋았다. 우리는 매순간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을까.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내가 누군가에게 있는 그대로 생겨먹은 그대로 보여지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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