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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upersonic (2016)

            Supersonic_2016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가 얼마 전에 말했다. '6월에 런던에 BTS 보러 또 가요! 공연을 어디서 하는 줄 아세요? 웸블리요!!' 정말 놀랐다. 웸블리라니. 영국에 입성하는 밴드라면 유럽 리그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경기장. 필드까지 십만 명은 족히 들어차는 그 거대한 스타디움에 한국 가수가 공연을 하다니 그건 다소 충격적이었다. 퀸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그렇게나 히트를 쳤으니 이제 한국인들에게도 낯선 장소가 아닐텐데 한국에서는 별로 기사화 되지 않는가 보다. 영화 초반과 엔딩을 장식하는 퀸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이 치뤄졌던 곳이 바로 웸블리 경기장이다. 나도 한때 이 경기장에서 누군가의 콘서트를 보고 싶어했었다. 오아시스의 2000년 웸블리 공연은 Familiar to millions 라는 라이브 앨범으로도 발매가 되었다. 눈에 별을 담고 콘서트 이야기를 하는 학생을 보니 작년에 본 오아시스의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이 생각나 가슴이 얼얼해졌다. 그들이 있어서 나의 학창시절은 참 즐거웠다. 지금은 밴드 이름만 입력하면 수천개의 영상을 접할 수 있는 시대이고 그때는 5000원 정도를 내고 닥터페퍼를 시키면 뮤직 비디오 4개 정도를 틀어주는 백스테이지, 엠티비 같은 클럽들이 있었다. 종이 쪽지에 고르고 고른 그들의 노래 이름을 적어 내밀고 돌아와서 소파 깊숙히 푹 잠겨 영상을 기다리던 그 순간들도 그들이 만들어준 내 청춘의 추억이다. 이들이 영국에서 얼마나 악동짓을 하고 다니는지는 새로운 음반 해설지에 한 두 줄 정도 적힌 정보로만 알 수 있었다. 노래를 듣고 사전을 찾고 따라부르는 것이 그들을 좋아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수퍼소닉은 오아시스의 데뷔 앨범에 수록된 곡이고 그들이 첫 공중파 방송에서 부른 노래이기도 하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라이브에이드 무대에 등장하기 전의 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슈퍼소닉에서도 그들의 96년 넵워스 공연의 무대 등장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오아시스의 넵워스 공연에는 25만명이 몰렸다. 위대한 것은 공연을 한 우리가 아니라 표를 사려고 시도한 250만명의 팬들이라며 말했던, 그들 스스로 그것이 그들의 절정이었다고 말하는 그런 공연. 밴드의 공연은 유튜브 조회수, 앨범 판매량 같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척도이다. 그것은 참여한 사람과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교감일거다. 나는 한국에 제발로 걸어 온 오아시스의 공연을 보러가지 않았다. 공연장에서 그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왠지 수년 간 가슴 속에서 울리던 멜로디들이 감당해낼 수 없는 결론에 도달할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우리는 신의 마스터 플랜의 한 부분일 뿐이라는 가사처럼 그 공연이 시작과 끝이 분명한 하나의 경계로 남을 것이라는 슬픔이 컸다. 웸블리에 발을 들여놓는 그 순간 한국 가수는 어떤 생각에 젖어들까 상상하니 조금 소름이 끼쳤다. 슬프기도 했다. 절정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니깐. 하지만 꿈처럼 영원히 남는 것도 그것뿐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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