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리투아니아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했다. 얼마 전의 대성당 광장은 사열한 군인들로 가득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합동참모의장(?)의 취임식이 있었다. 멀리서도 합참의장과 악수하는 키 큰 대통령이 보였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가장 눈에 들어온 것은 대성당 광장의 바로 이 위치에 새로 생겨난 이 벤치들이었다. 요새 빌니우스시가 빌니우스 곳곳에 관광지가 아닌 일반 동네 공터에도 속속들이 설치하고 있는 나무 벤치. 재미있는 사실은 이 벤치들 중 일부는 500 유로에서 1000 유로 정도 내면 1년, 1000 유로에서 5000 유로를 내면 10년, 5000 유로 이상을 내면 50년 가까이 임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돈을 내고 도시의 벤치를 임대한다는 것은 그러니 일종의 기념 벤치 사업 같은 것으로 일정 심사와 절차를 거쳐서 특정 인물의 이름을 새긴 다거나 기념하고 싶은 내용을 적어 넣을 수 있는 벤치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가장 처음 보게 될 기념 벤치는 어떤 장소의 누구를 무엇을 위한 벤치가 될지 궁금해지면서도 이미 나의 특정 기억이 녹아있는 어떤 벤치는 최대한 오래도록 자유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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