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날씨가 좋지 않아 실제 열기구가 거의 안 떴어서 여름 하늘이 평온했는데 곱고 가벼운 한지 빛깔에 뭔가 양초를 피워서 날려 보내고픈 느낌을 주며 좁은 거리에 사뿐히 내려 앉은 열기구들. 근데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바구니에 타고 있는 인형들과 눈이 마주치자 좀 오싹했다. 정말 착지 중인 것도 같다. 광고 문구로 가득한 열기구들만 보다가 알롤달록한 색상의 이들을 보고 있자니 구시가에서도 단연 오밀조밀한 이 거리가 상대적으로 더 아늑해 보인다. 가끔 들어서곤 했던 카페는 이름을 바꿨고 작은 동상들을 숨기고 있던 마당들은 더이상 비밀 장소이길 거부하고 문 앞에 동상 팻말을 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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