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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한국 25_어떤 마당

Seoul 2018

 

초등학교 입학하고 4년 동안 살았던 이 집 마당을 서울에 갈 때마다 찾아가서 들여다보곤 했다. 3층에 살던 주인집 할머니는 꽃을 정말 좋아했다. 마당은 거의 항상 젖은채였다. 마당엔 장미 나무가 있어서 가시를 떼어 내어 코에 붙이고 코뿔소 놀이를 했고 물방울이 떨어져도 묻어나지 않고 서로 모이고 모여 큰 물줄기가 되어 떨어지던 잎이 넓적했던 화초를 비롯해서 마당에는 화분이 가득했다. 화초를 돌보는 할머니와는 이야기를 해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의 며느리는 어머니가 또 화분에 물을 주시는 모양이구나 하는 시크한 표정으로 항상 말없이 계단을 올라갔다. 집으로 들어가는 어두운 복도에는 어김없이 귀뚜라미들이 뛰어다녔다. 뒤쪽으로 향하는 저 큼지막한 계단에 서있던 동생의 사진을 쥐고 창원 친척집에 놀러 가서 눈물을 훔치며 그 사진을 보던 기억이 난다. 얼마 전에 재개발로 다 밀어버린 동네 사진을 보니 마지막으로 보았던 때가 문득 떠올랐다. 이미 꽃 가꾸는 이는 없어 보이는 마당이었지만 여전히 젖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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