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입고 다니던 옷과 신발이 이번 주는 춥다. 집안으로 햇살이 파고들면 커튼이 열리듯 마음이 확장되는 것처럼 거리도 그렇다. 왠지 가보지 않은 길처럼 낯설기도 하고 비로소 저 빛을 건너야만 내가 알던 그 인생이 계속해서 이어질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인적이 드문 거리의 12월 오후 햇살에서 5월의 아주 이른 아침 햇살을 떠올렸다. 나는 어느 순간에 12월의 어제를 떠올릴 수 있을까. 내가 밟고 지나온 햇살을 다 기억할 수 없을 것 같아 그저 물끄러미 쳐다보다 남겨두고 가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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