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nius Chronicle2019.05.08 06:00

5월의 빌니우스는 다시 좀 쌀쌀해졌다. 개인적으로 5월에서 6월로 가는 이 시기가 가장 좋다. 무엇이든 기다리는 과정이 가장 의미 있고 여유롭고 아름답다. 겨울에 최적화된 의생활이라 사실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지면 얇은 옷이 없어서 난감할 때가 있다. 여름의 사람들은 좀 더 자연과 하나가 되지 못해 안달한다. 옷을 사려고 좀 기웃거려보면 진열된 옷들은 한껏 헐벗은 옷들이다. 햇살과의 접촉 면적을 조금이라도 늘려보려는 여름의 욕망일 거다. 물론 옷을 들춰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스카프를 두르고 코트를 입고 있다. 장갑에서 해방된 것이 어디인가. 4월 한 주 갑자기 25도 가까이 기온이 올라가서 모든 나무들이 꽃과 향기를 드러냈다. 물론 나무의 체취를 고스란히 머물게 할 만큼 바람은 아직 너그럽지 못하다. 5월의 빌니우스 풍경은 기승전 밤나무이다. 베를린에도 이 나무가 한가득했다. 이 나무의 잎사귀는 파리 날개처럼 길쭉하게 축 늘어진 대신 꽃은 세모꼴의 종 모양으로 하늘을 향해 치솟아있다. 묘한 균형감을 준다. 균일하고도 촘촘하게 땅을 향해 드리워져서 비를 피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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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