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휴가 (910) 썸네일형 리스트형 Berlin 36_베를린 초우민 여길 뭐라고 불렀지. 격주로 열리는 축제 같았는데. 타이 파크였나. 한 마디로 넓은 공원에서 동남아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날. 장사꾼들도 그냥 손수 챙겨 온 돗자리를 펴고 낚시 의자 위에 앉아서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놓고 음식을 만든다. 저 볶음 국수는 인도여행 내내 먹었던 초우민과 거의 흡사했다. 인도에 다시 가면 먹고 싶은 것은 커리도 아니고 어둑어둑해진 뒤에도 그냥 골목 귀탱이에 곤로 하나만 놓고 만들고 있던 초우민 왈라(?)의 초우민. 베를린에서는 우리 차례가 되자 한 그릇 정도의 분량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갑자기 새 면을 추가로 넣고 볶기 시작했다. 그래서 조금 더 기다렸었고 그래서 좀 더 맛있었겠지. 저 공원에서 한참을 널부러져 있었다. Berlin 35_Berlin cafe 10_Bonanza 로 가는 길 이란 제목이 사실 더 어울리겠다. 영화 커피 인 베를린 생각에 잠겨 있던 며칠로 인해 다시 떠올려보는 베를린 카페들. 봄이 가까워지면서 몸이 자연스레 5월의 기후를 감지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낯선 여행지를 두 번, 세 번 방문할 기회가 생겼을때 그래 이왕이면 조금은 다른 시기에 찾아가서 도시의 다른 풍경을 보는 것도 괜찮을거야 생각하지만 그 때 그 여행이 완벽했다고 느낀다면 굳이 그럴거 없이 그냥 비슷한 시기에 가는게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이다. 그래서 베를린은 그냥 항상 5월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영양가 없음으로 인해 가장 고가치를 지니는 농담들을 하며 어딘가에 널부러져 있고 싶다. 카페 보난자는 이름에서부터 뭔가 빨리 찾아가야할 것 같은 포스를 풍겼던 카페이지만 계속 다른 카페들.. Supersonic (2016) Supersonic_2016 한국어를 배우는 친구가 얼마 전에 말했다. '6월에 런던에 BTS 보러 또 가요! 공연을 어디서 하는 줄 아세요? 웸블리요!!' 정말 놀랐다. 웸블리라니. 영국에 입성하는 밴드라면 유럽 리그 축구팬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경기장. 필드까지 십만 명은 족히 들어차는 그 거대한 스타디움에 한국 가수가 공연을 하다니 그건 다소 충격적이었다. 퀸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그렇게나 히트를 쳤으니 이제 한국인들에게도 낯선 장소가 아닐텐데 한국에서는 별로 기사화 되지 않는가 보다. 영화 초반과 엔딩을 장식하는 퀸의 라이브 에이드 공연이 치뤄졌던 곳이 바로 웸블리 경기장이다. 나도 한때 이 경기장에서 누군가의 콘서트를 보고 싶어했었다. 오아시스의 2000년 웸블리 공연은 Familiar.. A coffee in Berlin (2012) 심플하고 깔끔하고 이런 영화는 귀여워서 그냥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지. 하루에 십분씩이라도 보면 그냥 짧은 유머를 읽은 듯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영화이다. 작년 즈음 베를린 카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흐릿해져가는 베를린의 기억을 간신히 붙잡고 있을 무렵에 기적처럼 나타난 영화. 흑백 영화인데다가 제목에 커피까지 들어가니 자연스레 짐 자무쉬의 가 생각나지만 기본적인 컨셉은 확연히 다르다. 가 테이블 위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커피잔들을 프레임 한 가운데에 모셔다 놓고 세상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그나마 아낌없이 허락되는 것은 커피와 담배, 수다뿐이라는 자세로 마시고 또 마시며 영양가없는 이야기들을 진지한 표정으로 나누던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이 영화는 그 흔한 커피 한 잔이 허락되지 않는 어느 독일 청년의 .. Aloft (2014) 내가 본 대부분의 제니퍼 코넬리의 영화는 참 우울했다. 그렇기때문에 굳이 그의 영화라면 찾아보는건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를 보며 21그램에서의 나오미 왓츠 역을 제니퍼 코넬리가 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했다. 한때 두 아이의 엄마였던 나나 쿠닝은 불치병을 앓던 둘째 아들을 사고로 잃고 첫째 아들은 할아버지에게 맡겨둔채 극지방으로 떠난다. 자연 치유사로서의 스스로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누군가를 돕고자 하지만 자신의 아들은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리고 그 상실감으로부터도 도피하고자 하는 이유이다. 아픈 동생으로 인해 항상 희생을 강요받았던 남겨진 아들의 입장에서 보면 엄마와의 이별은 가혹하다. 다행히 그는 사냥용 매를 조련하는 할아버지와 자라나고 가정을 이룬다. 하지만 엄마에게 받은 상처는 그대로 지닌채이다... Vilnius 87_대성당과 종탑 누군가의 커피잔을 옆으로 밀어내고 잠시 앉아가는 15분. Vilnius 86_장터 풍경 매 월 3월 첫째주 금요일에 열리는 카지우코 장날. 11년 전, 첫 장터에서 받은 인상이 참 강렬했다. 특별한 계획없이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 들러가는 어떤 여행지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아주 큰 행사에 엉겁결에 빨려 들어가서는 뜻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의도한 것 처럼 가슴 속에 큰 의미를 지니게 되는 그런 기분이랄까. 그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올 해도 습관적으로 발길을 옮겼다. 사실 해가 더 할수록 뭔가 규모는 커지지만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 하지만 이제 별로 재미없다 하고 돌아선다면 좀 쓸쓸한 마음이 들것 같아 최대한 처음 그 기분을 되새김질하며 걷는다. 가끔은 지난 해에 망설이다 결국 사지 않은 것들이 올 해에도 있으면 살까 하고 생각한다. 얇게 잘라 빵에 얹어 먹으면 스르르 녹.. 바이킹스 시즌 6을 기다리며 잡담 3일 간의 짧았던 베르겐 여행. 축축하고 을씨년스러웠던 베르겐의 기운이 아직 콧잔등에 남아있는 채로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보기 시작한 히스토리 채널 드라마 바이킹. 베르겐의 날씨, 하이킹하는 동안 밟았던 이끼 낀 바위산 그리고 어둑어둑해지는 평평한 산 정상으로 불어오던 날카로운 바람들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생각났다. 실제로 얕은 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베르겐은 드라마의 배경이자 인접국은 말할 것도 없고 노르웨이의 군소 왕국의 지배자들도 호시탐탐 노리는 노르웨이 바이킹의 거점 도시, 카테가트와 거의 동일했다. 베르겐은 13세기에 노르웨이의 수도였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보다 훨씬 이전의 바이킹이 전성기를 이루던 시절부터 수백 척의 배들이 그 항만을 빠져나가 지금의 영국으로 프랑스로 발트해 연안에 닿았을것이다... 이전 1 ··· 48 49 50 51 52 53 54 ··· 1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