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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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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lin 03_케밥집 앞 횡단보도 빌니우스에서 베를린까지 한시간 반. 가방을 올리고 앉자마자 거의 내리다시피 했다. 보딩패스도 미리 프린트를 해갔기에 짐가방의 무게를 체크하는 사람도 없었고 작은 테겔 공항을 아무런 입국 절차도 없이 엉겁결에 빠져나왔을때엔 마치 시골 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먼저 나와 나를 기다리는듯한 느낌으로 친구가 서있었다. 두달만에 만난 친구. 서울도 빌니우스도 아닌 제 3의 장소에서. 베를린의 첫 느낌은 그랬다. 몹시 익숙하고도 낯설었다. 전신주에 붙어있는 횡단보도 스위치는 빌니우스의 그것과 같았지만 길거리를 가득 메운 케밥 가게와 경적을 울리며 승용차 차창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지나가는 아랍 친구들을 불러 세우는 이민자들의 모습에서 이곳은 분명 내가 모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이곳에서는 여행객이라기..
Berlin 02_마지막 한조각 프렌치 토스트 베를린은 일요일에 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아서 한국의 동네 슈퍼나 편의점에 해당하는 슈파티 Spati 같은 곳을 제외하고는 일요일에는 물건이나 식품을 살 수 있는곳이 많지 않다고 한다. 꼭 그 이유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일요일에 카페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는 경향이 있다고 하는데 이번에 와서 느끼지만 내가 파리에 가기전에 어렴풋이 예상하고 기대했던 일상적인 느낌을 베를린에서 오히려 많이 받고 있다. 건조하고 무뚝뚝한것 같으면서도 나름 친화적인 사람들, 도시 곳곳의 크고 작은 공원들, 청결이라는 강박에서 해방된 도시, 유럽의 대도시 하면 바로 떠오르는 파리 로마 런던이라는 카테고리에도 쉽사리 집어 넣기 힘든 이곳이 그런 이유로 더 마음이 간다. 어쩌면 리투아니아 생활을 오래하면서 알게모르게 뼛속에 스며든..
Berlin 01_베를린에 두고 온 베를린 론리플래닛 언제나처럼 여행의 시작은 론리플래닛. 잘 읽지도 않을거면서 그냥 습관적으로 사게 된다. 이번엔 서점에서 만지작만지작 거리며 살까 말까 하다가 최신판이라 결국 계산해버리고 기한없는 베를린행을 택한 친구에게 남겨두고 오기로 했다. 난 이곳에 사는게 막연히 좋았지만 자부심 같은것은 느껴본적이 없는데 지척으로 온 친구를 별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가까운곳에 살아서 환희에 젖었다. 나중을 기약하면 왠지 기회가 오지 않을것 같아서 검색하자마자 티켓을 사버리고 말았다. 베를린에는 8년전에 프라하에 갔을때 계획에 없던 여행으로 일주일간 다녀온적이 있다.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봉사 가이드를 따라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던 8월의 베를린.  혼자서 비행기에 몸을 맡겨본지 언제인지. 2주동안 기내반입수화물만 지니고 더할나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