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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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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11_내가 좋아하는 단어 '배 Kriaušė' 지난 달에 친한 친구 한명이 부다페스트로 떠났다. 3개월간 임시직으로 일하고 아무 문제 없으면 계속 남게 되는 모양이다. 떠나기 전 날 친구들 전부 모여서 언덕에 앉아 새벽까지 이야기했다. 이 친구와는 평소에도 자질구레하게 이것저것 얘기할것이 참 많았다. 그래서 당분간 못보게 된다 생각하니 섭섭했다. 이 날 친구가 참 마음에 드는 질문을 던졌다. '리투아니아 단어중에 특별히 좋아하는 단어가 있어?' 였다. 리투아니아 생활 8년째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많은 질문을 던져온다. 어떤 경로로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춥지는 않은지. 말을 배우는것은 어렵지 않은지가 가장 빈번한 질문이다. 자주 만나지 않는 사람들은 만날때마다 같은 질문을 두번 세번 던지는 경우도 있다. 뻔한 질문이라도 이야기를 하다보면 화제가 번져..
리투아니아어10_벌 bitė 폰의 스크린샷 기능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사진을 찍어서 어느 순간을 간직하는것과는 또 다른 감성이 있다. 두개의 버튼을 동시에 잘 눌러서 찰칵하고 저장되는 느낌이 참 좋다. 우연히 폰을 봤는데 시계가 자정을 가리켜서 또 꾹 눌렀다. 폰의 초기 화면에 저장된 여인은 의 에바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주인공이기도 하다. 검은 코트를 입고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틀고 텅 빈 거리를 터벅터벅 걷던 그녀. 내가 그토록 부다페스트를 가보고 싶었던 이유는 그녀가 떠나온곳이 부다페스트였기 때문이다. 화면 좌측 상단의 단어 bite(bitė 비떼)는 리투아니아어로 벌이라는 뜻이다. 리투아니아의 주요 이동 통신사이다. 리투아니아에서 여성을 애칭으로 부를때 보통 이름에 -tė 를 첨가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E..
리투아니아어 8_미용실 Kirpykla (Panevėžys_2016) 리투아니아의 소도시 파네베지. 빌니우스에서 라트비아 리가행 버스를 탄다면 대부분의 경우 이 도시를 거친다. 어딜가든 모든곳이 쥐죽은듯 조용하다. 드문드문 더디게 나른하게 움직이는 건축 현장들만이 그래도 아직 이 도시가 죽지 않고 살아있음을 말해준다. 이틀간 비가 오고 몹시 추웠다. 바람은 여전하지만 날은 화창해지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단조롭게 줄지어선 가정집들 사이로 이따금 미용실이나 옷가게들이 뜬금없이 자리잡고 있다. Kirpykla '키르피클라' 는 '자르다' 를 뜻하는 동사 kirpti 에서 만들어진 단어로 간단히 머리를 자를 수 있는 미용실을 뜻한다. 미용실이라는 단어를 몰랐더라도 입구위의 가위 장식을 보고 미용실이라고 단번에 알아차릴수 있었을까 한참 생각했다. ..
라일락 와인, 라일락 엔딩, 한국에선 봄이되고 벚꽃이 피면 벚꽃엔딩이라는 노래가 인기가 많다는데 그 시기에 빌니우스에서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중고등학교 6년내내 벚꽃 완상의 시간이 있었다. 물론 화창한 봄날 그냥 수업을 하지 않는 자유 시간이라는 의미가 모두에게 더 강렬했지만 그때 하늘에서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참 많이들 뛰어다녔다. 왜 소원들은 굳이 힘들게 잡아야하고 한번에 불어서 꺼야하고 던져서 맞혀야 이루어 지는것인지 참 우스운 일이다. 생각해보면 참 풋풋한 시절이었다. 물론 난 그렇게 발랄하게 뛰어다닐 감성은 전부 내다 판 학생이었지만. 그래서 그런지 벚꽃에 대한 기억은 뜨뜨미지근한 물처럼 밍밍하다. 빌니우스 시청 근처에 조성된 조그만 벚꽃 언덕이 있는데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오..
와인 코르크 와인병과 작별한 와인 코르크를 가장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이것이 아닐까. 냄비 뚜껑 손잡이가 뚜껑 재질과 똑같아서 열전도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코르크를 통과 시킬 수 있는 구멍이 뚫린 뚜껑이라면 말이다. 오랜시간 묵묵히 포도주를 틀어막는 임무를 끝까지 완수한 코르크의 인생에 부여된 또 다른 먼 여정이다.
Vilnius 32_거리음악축제와 에릭 사티 지난 5월의 셋째주 토요일. 매년 5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빌니우스의 큰 행사, 거리 음악 축제가 있었다. 언젠가 소개했던 리투아니아 노래의 작곡자인 가수 안드리우스 마몬토바스의 (http://www.ashland11.com/343)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축제로 5월의 어느 토요일은 빌니우스 구시가지 곳곳이 음악으로 가득해진다. 혼자 우두커니 서서 리코더를 연주하는 초등학생도 있고 큰 스피커며 앰프를 대동하고 유명 락 넘버들을 카피하는 젊은 아이들도 있고 레스토랑측이 마련한 장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멋부리며 디제잉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카페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사람들까지 아주 다채롭다. 두말할것도 없이 새벽까지 영업하는 클럽이나 펍들은 이 축제를 위해 특별 공연을 마련한다. 그런데 이날은 거의 ..
Vilnius 31_구시가지의 자전거 거치대 얼마전부터 구시가지 일부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자전거 거치대. 빌니우스의 네덜란드 대사관이 빌니우스 시에 기증한것이다. 빌니우스에서 2013년부터 시작된 자전거 임대 시스템 cyclocity. 파리의 velib 와 같은 개념으로 4월부터 10월까지 구시가지와 그 근방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20유로 가량의 연회비를 내면 30분에 한해서 무료로 빌리고 반환할 수 있으니 자전거가 따로 없는 사람들에게는 여간 경제적이고 편한것이 아니다. 그것과 더불어 개인 자전거 이용자들이 늘어난것은 말할것도 없다. 그러한 빌니우스의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네덜란드 대사관이 센스 있는 선물을 준비한것. 스탠드에 적힌 문구를 직역하면 '1대의 자동차가 적어지면, 10대의 자전거 많아진다' 이다. 자전거의 나라 네덜란드 답게 자동차..
Vilnius 29_두개의 충돌 (Vilnius_2016) 놓아버린 것과 움켜쥔 것자유로운 것과 얽매여 있는 것가질 수 없는 것과 가지고 있는 것이미 내것이 아닌 것과 언젠가 내것이었던 것누구의것도 아닌 것과 내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 저것과 이것아무것도 아닌 것